제주도의 유역종합치수계획 및 하천기본계획 등 치수(治水)계획이 도내 하천의 수문학적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치수계획이 내륙지역의 기준(하천법)을 적용해 수립되면서 홍수 피해 예방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적은 지난 19일 제주 칼호텔에서 열린 ‘제주도 수자원관리 선진화를 위한 워크숍’에서 중점 제기됐다. 김서준 단국대 교수는 “향후 기후변화에 의한 강우(降雨)패턴 변화로 집중호우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기상변화로 인한 이상(異常) 징후는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12년엔 기상관측 사상 최초로 3개의 태풍(덴빈, 볼라벤, 산바)이 제주지역에 연달아 상륙해 인명 및 재산상의 큰 피해가 발생했다.
김 교수에 의하면 제주의 연평균 강수량은 전국평균의 1.5배인 2067㎜로 우리나라 최대 다우(多雨)지역이다. 또 연간 강수량 및 일일 최대 강수량이 모두 증가하는 추세다. 제주시와 서귀포의 경우 일강수량 극값이 200㎜ 이상인 해가 빈번해 홍수재해에 대한 우려가 증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제주지역의 하천유출 연구는 최근에야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홍수(洪水)재해 대비와 관련해 제주지역에 적합한 전문적인 연구는 아주 미비한 상태다. 해마다 홍수로 인해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복구 등의 형식적인 조치만 취했을 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은 외면한 탓이다.
이에 따라 도내 하천의 특성을 반영한 종합적인 치수계획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자치도에 수자원본부가 있으나 현재 용수 공급에만 치중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 중심으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라도 해마다 되풀이되는 홍수 등의 재해(災害)에 대비한 종합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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