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9년까지 제주 GRDP(지역내총생산) 규모 25조원 달성” -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해 3월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밝힌 대(對)도민 약속이다. 비록 정식 공약(公約)은 아니지만 이러한 약속을 믿고 투표에 임한 도민들도 많았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취임 1년도 채 안돼 ‘25조 약속’은 실현할 수 없는 청사진(靑寫眞)으로 밝혀졌다. 제주발전연구원이 2019년까지 GRDP 25조원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제발연은 연평균 명목(名目)성장률을 6.0%로 설정한 ‘보수적 전망’의 경우 2019년 제주의 GRDP는 19조1000억원. 8.5%를 가정한 ‘낙관적 전망’으로도 21조4000억원에 그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제발연의 분석에 따르면 GRDP 25조(兆)는 빠르면 2021년, 늦을 경우 2024년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목표를 수정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이 작업을 수행할 제주발전연구원은 2019년 GRDP 규모를 당초 25조원에서 21조원 내외로 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공약이나 약속이 100%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목표치 또한 현실보다 조금은 높게 잡는 것은 아주 오래된 ‘관행(慣行)’이었다. 문제는 이를 믿고 유권자들이 선거에 임한다는 점이다. ‘경제 대통령’을 믿고 투표에 나섰다가 결국은 낭패를 당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원희룡 도정의 약속 수정을 놓고 크게 나무라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GRDP 25조원 달성은 공약이 아니라 일종의 선언적 지향점”이란 제주도 관계자의 변명(辨明)엔 우려와 함께 걱정이 앞선다. 잘못이 있다면 솔직하게 인정해야지 쓸데없는 변명을 늘어 놔서는 안 된다. 차제에 다른 공약들도 면밀하게 재검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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