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4·3사건은 국가 공권력에 의해 끔찍하고 참혹하게 인권을 유린당한 대한민국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이다. 이는 대한민국 대통령(2003년 10월31일 노무현 대통령)이 제주도민에게 공식 사과를 하며 인정한 사실이다.
그동안 4·3희생자 유가족들은 모진 고통을 감내하면서 한 맺힌 삶을 살아왔다. 때로는 가슴을 졸이고, 때로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66년 동안 파란만장한 한 시대를 인내해 온 것이다.
이제 4·3희생자 유가족들은 용서와 배려의 마음으로 화해와 상생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다행히 2000년 1월 12일 4·3특별법이 제정됨에 따라 진상조사보고서 확정, 평화공원 조성, 노무현 대통령의 공식 사과 및 위령제 참석에 이어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의 추념일 지정 등 지난 10여 년 동안 4·3 현안사항이 하나 둘씩 해결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제18대 대선 후보 당시 4·3평화공원 참배 이후 언론인들에게 국가 추념일 지정, 제주사회의 아픔 해소 등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4·3희생자 유가족들은 대통령께서 4·3의 해결을 거론 할 때 마다 현안사항에 대한 약속이 지켜질까 근심 반, 걱정 반 해온 것이 사실이다.
정말 대통령께 고마운 점은 여러 난관이 있었지만 후보시절 제주도민과 약속한 4·3 국가 추념일 지정을 지켰다는 것이다. 지면을 빌려 우리 4·3희생자 유가족의 가슴 속에 응어리진 한을 풀어준 대통령께 머리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는 4·3희생자 유가족뿐만 아니라 120만 도 내외 제주도민의 기쁨이다.
그동안 제주4·3사건으로 인해 제주지역사회가 갈등과 분열 속에 긴 세월이 흘러왔다. 이제 이웃끼리 서로 싸우는 시대를 마무리하고자 4·3유족회와 제주경우회는 2013년 8월2일 이념의 갈등을 넘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공동기자회견을 개최한 바 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제주특별자치도재향경우회는 서로 용서하는 마음으로 공동으로 충혼묘지와 4·3평화공원도 합동 참배했다. 이런 양측의 노력은 갈등을 해소한 매우 이례적인 모범 사례로 기록됐고, 제주지역 사회의 대통합이라는 큰 의미까지 부여된 것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28일 제주에서 열린 제95회 전국체전에서 두 단체 회장은 모든 국민과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동으로 성화 봉송을 했다. 당시 양측 회장이 두 손을 꼭 잡고 성화를 봉송하는 장면이 지상파 방송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됨으로써 화해와 상생, 그리고 대통합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
며칠 전 박근혜 대통령이 4·3희생자 추념식 참석을 요청하는 공동기자회견장에서 한 기자의 질문에 현창하 경우회장은 “미세먼지가 있다고 해서 공기를 안마실수는 없지 않느냐”며 대통령이 이번 4·3희생자 추념식 참석에 ‘논란이 되고 있는’ 소수 위패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그동안 대한민국 현대사의 어두운 역사로 자리매김해 온 4·3은 이제 평화와 인권, 상생과 화해의 밝은 빛이 돼 국민대통합의 메아리로 울려 퍼지고 있다. 대통령이 제67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 꼭 참석해 4·3으로 희생되신 영령들께 위무하고, 헌화·분향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4월3일 추념식장에 참석한 제주도민과 생전에 한 맺힌 삶을 살아온 4·3유가족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해 주시면 영원히 잊지 못할 대통령으로 기억될 것이다.
다시 한 번 4·3의 완전한 해결과 4·3희생자 유가족, 그리고 제주도민의 한을 풀어주는 차원에서 박근혜 대통령님의 제67주년 4·3희생자 추념식 참석을 간곡히 호소 드린다. 잘못된 과거사 문제에 대해 상처를 근본적으로 치유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차원에서 대통령의 추념식 참석은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