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출신이자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의 선구자라 불리는 고(故)김수남의 이름을 내건 ‘김수남 사진박물관’을 만들자는 제안이 나왔다.
박경훈 제주민예총 이사장은 지난 20일 제주도립미술관에서 열린 ‘제주도립미술관 김수남특별전 학술심포지엄’에서 ‘김수남사진박물관을 제안하며’라는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이사장은 “제주도립미술관에는 장리석 화백의 전용전시관이, 제주현대미술관에는 김흥수 화백과 박광진 화백의 특별전시관이 있다”며 “현재 사업비 92억원을 투입해 김창열미술관도 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공미술관에 타 지역 출신의 작가들이 둥지를 튼 모습이 썩 자연스럽지는 않아 보인다”며 “이들보다 더한 예술성을 평가받는, ‘제주출신’ 고(故)변시지·양창보·김택화 화백과 고(故)김수남 사진가는 여전히 자신의 이름을 건 전시관 없이 떠돌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김수남은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샤머니즘의 세계를 세계적인 인문적 지평 위에 올려놓았다”며 “그의 작업은 온전히 제주인의 내력에 닿아있다. 이 점이 그의 작품이 제주에 있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수남 사진박물관은 김창열미술관처럼 100억원씩 들일 필요가 없다”며 “제주시 원도심의 옛 건물이나 유휴공간을 재정비해 작게나마 그의 사진박물관을 조성한다면, 도민들이 언제든 찾을 수 있는 곳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박 이사장의 주제발표가 끝나고 김인희 김수남기념사업회 회장과 현승환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 서재철 포토갤러리 자연사랑미술관장, 양종훈 상명대 사진학과 교수 등의 종합토론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