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생산한 한라봉 아내가 팔아…‘부창부수’ 명콤비
남편이 생산한 한라봉 아내가 팔아…‘부창부수’ 명콤비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5.0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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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농의 꿈이 영글다
(7) 제주조아 농수산물 고춘식·김진아 부부
▲ 고춘식·김진아 부부가 매장을 찾은 손님들에게 진열된 상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물건들은 진열되기가 무섭게 관광객들에 의해 팔려나간다.

내일(21일)은 춘분(春分).
경칩(驚蟄)과 청명(淸明) 사이에 드는 24절기의 하나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지만 실제로는 태양이 진 후에도 얼마간의 빛이 남아 있어 낮이 좀 길게 느껴진다.
이로 인해 예부터 쉬엄쉬엄 하다보면 춘분이 다가와 봄 한가운데 든다는 얘기가 전해온다.
그렇게 춥지도, 덥지도 않기 때문에 1년 중 농사일을 하기에 적당한 때이며, 기온도 올라가 겨우내 얼었던 땅이 풀리면서 농부들의 손길이 분주해지는 시기다.

▲농수산물 판매장 10년···한해 조수입 3억원

농수산물 판매장을 운영하면서 한해 조수입 3억원을 올리는 부부가 있다.

그 주인공은 서귀포시 색달동 일주서로(지방도 제1132호선, 일주도로) 제주중문교회 인근에서 제주조아 농수산물 판매장을 운영하는 고춘식(41)·김진아(37·여) 부부다.

이들 부부를 19일 제주조아 농수산물 판매장에서 만났다.

이들 부부는 도내 맛있는 한라봉과 천혜향, 레드향 등의 농장을 찾아다니며 물건을 구매하고 옥돔잡이 배와 계약을 맺어 선별 작업을 통해 옥돔을 확보하는 등의 일을 통해 판매장에 진열할 물건을 확보한다.

판매장에 진열되는 물건은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 노지귤, 애플망고, 하우스 귤, 건고사리, 옥돔, 고등어, 갈치, 한치, 차세트, 감귤·한라봉 등 초콜릿 등이다.

그렇게 확보한 물건들은 진열하기가 무섭게 관광객과 지인 등에게 팔려나간다.

남편 고춘식씨는 2006년부터 판매장 일을 해왔으며, 부인 김진아씨는 고씨와 2007년 결혼을 하면서부터 이 일을 시작했다.

이처럼 고씨는 10년 만에 한 해 조수입(필요한 경비를 빼지 않은 수입) 3억원 이상을 올리고 있는 부농의 반열에 올랐다.

고씨는 “무일푼으로 2006년 중문관광단지 입구에 있는 누님의 가게를 임대해서 사업을 시작했다”며 “7000만원 정도 빚을 내 시작했지만 10년 만에 땅을 사고, 그 위에 집과 가게를 짓고, 농장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7월 제주조아 농수산물 판매장을 새롭게 오픈하면서 대표를 그동안 고생한 부인으로 했다”며 “저는 이제 농장으로 돌아가 한라봉과 레드향을 제대로 키워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 2007년 결혼을 하면서 판매장을 일을 시작한 김진아씨.

▲억대 조수입, 재구매율 높이는 ‘서비스’

이들 부부의 억대 조수입은 생각보다 쉬운 곳에서 나타났다.

고춘식씨가 2006년 처음으로 사업을 시작하면서 주위로부터 듣던 이야기가 바로 친절 서비스.

관광객을 많이 상대하는 제주지역 식당 등지에서의 사정없는 불친절은 익숙한 이야기다. 특히 유명한 맛집을 찾아갈 경우 불친절은 각오하고 가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래서 서귀포시는 올해 3대 혁신 과제 중 하나로 친절을 꼽기도 했다.

그래서 김진아 제주조아 농수산물 대표가 고심한 것은 깔끔한 실내 인테리어 구축과 함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적극적인 친절 서비스로 감동과 소통을 넘쳐나는 가게로 만든 것.

김 대표는 전화 응대는 물론 소비자가 제주조아 농수산물 판매장을 방문할 경우 소비자의 눈높이에서 설명을 하면서 맛을 보여준다. 물론 맛에 대한 설명도 더한다.

여기에서 김 대표의 가장 눈에 띄는 차별화 전략이 나온다.

사업의 기밀이라며 가지고 온 것이 명함책.

이 명함책에는 그동안 판매장을 다녀 간 많은 이들의 연락처가 담겼다.

책장을 넘기며 그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김 대표는 “매장을 직접 찾아오는 고객이 가장 중요하다. 매장에 찾아오신 고객분의 명함이나 메모지에 일자, 눈여겨 본 제품, 사간 제품, 모습 등을 메모한다”며 “그들은 물건을 직접 눈으로 보고 입으로 맛을 봤기 때문에 명절 등 때마다 연락을 하다보면 단골이 되는 분들이 많다”고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전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포장지도 고급화시키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며 “명품 스티커, 동백잎 포장 등도 처음으로 고안해 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친절에 대한 결과는 재 구매율로 나타난다는 그.

그는 “이번 설날에 그 효과가 나타났다”며 “설 명절 특수 2주일 동안 1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며 자신의 친절 전략을 자랑(?)했다.

▲ 분업화(分業化)···남편 재배(栽培) 부인 판매(販賣)

김 대표의 가게에서 전시돼 판매되는 제품은 전도에서 맛으로 으뜸가는 농수산품이다.

김 대표의 시댁에서는 한라봉과 레드향을 키운다. 친정에서는 한라봉과 귤을 재배한다. 하지만 12~13브릭스 이상이 되지 않으면 가족이지만 단 한 개의 귤도 사지 않았다.

이것은 김 대표의 철칙이다.

그래서 부부가 함께 발품을 팔며 전도를 돌았다. 판매장에서 파는 제품은 최우선적으로 맛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라봉의 경우 7~8월까지 비닐 포장을 해서 산기를 빼서 팔기도 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이러한 경영 마인드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했다.

남편은 재작년에 물려받은 1000평 정도의 농장에 5년생 한라봉을 심었다.

그리고 올해 1월 처음으로 손수 재배한 한라봉을 수확해 판매까지 했다.

물론 맛이 좋았기 때문에 판매할 수 있었다.

고씨는 “이제 결혼한 지 8년차다. 학원 강사였던 지금의 아내를 만나 그 사이에 8살과 4살 두 아들을 뒀다”며 “가게 문을 오전 6시에 열고 여름철엔 오후 11시, 겨울철엔 10시에 닫았으며 열심히 생활했다”며 소회를 털어놨다.

이어 그는 “우리의 보금자리를 마련했으니, 이제 분업화를 통해 새로운 일에 도전을 해보려 한다”며 “지난해 농장에 레드향도 심었다. 이제 수확을 기쁨을 느끼면서 주위도 돌아보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이 제주조아 농수산물 알 때까지 ‘최선’

이들 부부의 목표는 1차적으로 제주조아 농수산물 판매점이 제주도 1등으로 우뚝 서는 것이다.

김 대표는 “우선 도내에서 최고가 된 다음에 전국에서 제주조아 농수산물 판매점이라고 하면 최고를 칭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할 것”이라며 “입소문을 내기 위해 많은 노력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 아는 사람이 있으면 판로가 된다. 그것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김 대표는 “그동안 도와주신 분들이 많다. 지금도 도움을 받고 있다”며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시댁·친정 식구, 옆집 식당 사장님, 지인 부부 등 자기 일까지 결근하면서 도와주는 분들이 있어서 이정도 사는 것 같다. 항상 그분들을 생각하며 주위를 돌아보며 살아가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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