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경기 등 이미 제작 활용
도쿄·뉴욕·로마 엄청난 경제효과
제주도 이제는 만들어야
전통양식 초가집도 넣고
소실 또는 철거 건축물도 대상
스토리 입히면 금상첨화
요즘 제주는 부동산경기가 아주 뜨겁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예년에 비해 건축허가 및 착공물량도 엄청나게 늘었다고 한다. 전국은 불황이라는 데 놀랄 일이 아닐 수 없다.
외부로부터 많은 인구 및 관광객 유입 증가 등으로 수요가 증가한 연유일 것이다. 양적인 증가는 무분별한 개발이니, 환경파괴니, 제주경제가 외부 자본에 종속이네 하며 걱정스러운 상황들을 야기하고 있다.
이에 제주도민과 경제주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슬기로운 대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본다. 특히 개발에서 소외되는 제주도민을 위해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는 노력도 있어야 한다.
지금 제주에선 다시 오고 싶은 제주, 살고 싶은 제주를 만들기 위해 각 분야별로 많은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다. 필자는 건축 전공자 입장에서 ‘제주건축문화지도’ 발행을 체계적으로 진행할 것을 제안한다. 서울 및 경기도의 경우 관광객유치 및 지역발전을 위해 다량의 책자를 발간한 상태다. 다른 지자체도 발간중이거나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미 다른 분야에서는 많은 종류의 관광 및 문화지도가 많이 보급돼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우리 제주에서는 대표적인 예가 ‘제주올레길 관광지도’다. 많은 올레꾼들이 이 지도를 활용해서 제주를 보고, 느끼고, 체험한 뒤 제주를 떠난 뒤 제주올레길의 홍보맨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제주건축문화지도’도 이러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믿어 발간을 주창한다.
제주도에는 아름답고 추억을 간직한 건축물들이 많다. 제주전통양식의 건축물로서 초가집에서부터 목관아지라든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들의 작품들, 바다와 한라산을 배경으로 지어지고 있는 호텔과 펜션들, 제주만이 정서를 잘 나타내는 건축물들, 제주문화를 소개하고 전시하는 문화건축물들 등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아쉽지만 이미 소실되거나 철거돼 버린 문화재급 건축물과 추억속의 건축물 등도 이에 해당된다.
스페인의 빌바오, 일본의 도쿄와 오사카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이태리 로마·베니스 등 세계의 많은 도시들이 유명한 건축물들을 알리는 건축문화지도로 인해 엄청난 경제·문화· 예술적 효과를 누리고 있다.
제주도 특유의 ‘제주건축문화지도’라고 해서 큰 부담을 가지고 진행할 필요는 없다. 매년 제주도에서 시상하는 ‘제주건축문화대상작’을 중심으로 제주도 지역건축사회 건축사를 기반으로 시작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이다. 다른 방안으로 도내에 있는 건축대학을 중심으로 건축학도들을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제주도가 필요성을 인식하고 중심이 돼서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관광 제주도를 알리는 데 매우 중요한 소프트웨어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는 건축문화지도 작성사업은 매년 업그레이드를 통해 제주관광 발전의 상황도 한눈에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건축과 문화·예술 등 전분야로 계속 넓혀갈 수 있어 결국 제주도의 역사지도가 되는 것이다.
최근 인기리에 상영됐던 영화 ‘건축학개론’은 을 본 뒤 많은 제주도민들과 관광객들이 영화의 세트장으로 사용했던 건물을 보려고 동네가 북새통을 이뤘다. 청소년들에게는 건축가로서의 꿈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그만큼 건축이 가지는 힘은 대단한 것이다.
최근 제주시의 일부 노후건물들을 활용하여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사례라든가, 유명 연예인 시골의 낡은 주택을 리모델링해 새로운 마을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도 좋은 건축문화지도의 소재가 된다고 본다.
삼다도로 널리 알려진 천혜의 땅 우리 제주도는 전 세계 모두에게 자랑할 만 한 것이 너무 많다. 그중에 건축적으로 멋있고 아름다운 고대 및 현대 건축물들도 많이 보존되고, 건립돼 관광 제주를 알리는 데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모두가 좋은 대상이다.
제주도의 정서를 바탕으로 제주도민들에게는 잊혀져가는 추억과 관광객들에게는 발전하고 성장하는 제주를 알려줄 수 있는 ‘제주건축문화지도’ 발행을 거듭 제안한다. 제주도만의 고유 스토리텔링을 개발, 보강한다면 세계적으로도 으뜸이 가는 훌륭한 제주건축문화지도가 되리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