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으로 눈 돌린 中 부자들 해외 부동산 ‘열풍’
밖으로 눈 돌린 中 부자들 해외 부동산 ‘열풍’
  • 제주매일
  • 승인 2015.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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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호동의 차이나 스토리
<6>세계로 가는 중국인들
▲ 서귀포시 동홍동에 중국 기업인 녹지그룹이 추진 중인 제주헬스케어타운.

이 나라 저 나라에서 온갖 부동산을 사들이고 개발하는 중국인들의 해외 투자 열기가 좀처럼 식을 것 같지 않다. 이제는 차츰차츰 조건을 갖추게 된 중산층들로까지 확대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각국이 중국인 맞춤형 정책을 내 놓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중국인들의 투자 관심국가는 늘어가고 대상도 점점 다양해지고 규모도 커져 가고 있다.

해외 부동산 투자에 몰입하고 있는 중국인들의 정서에 작용하는 특별한 사회적 배경이 라도 있는 것일까? 부자가 되기도 하였지만 중국인이기 때문에 나라 안에서든 밖에서든 여전히 제약 받는 것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자녀 출산이다. 살림살이가 몰라보게 나아지면서 딸․아들 하나씩 기르는 이상형의 가정을 꿈꾸지만 한 자녀 출산만 허용하는 정책으로 욕망은 제한 받는다.

그래도 여지는 있어 금전만 충족되면 해결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자녀야 몇을 낳던 가중되는 벌금과 사회적 불이익을 감당할 수 있으면 그 뿐이다. 한 유명 영화감독도 여러 자녀들의 출생에 대한 벌금 약 13억원을 납부하면서 한 동안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선 적이 있었다.

중국인이기 때문에 모두가 감내해야 하는, 그리고 원칙적으로는 어떤 방법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몇 가지 것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집이다. 내 것이 분명하지만 토지는 소유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주택 토지에 대해 자동 연장을 전제로 70년 임차 제도를 실시한 이후 아직 기간이 만료되어 보질 않았으니, 때가 되면 뭔가의 부담스런 연장 조건이 있을 것 같기만 하고 마음 한 구석은 불안하다.

돈이 있다고 해도 자동차도 맘대로 구입할 수 없는 도시들이 늘어나고 있다. 베이징이나 상하이와 같은 대도시들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늘어나는 자동차를 수용할 도로나 주차 시설 등이 따라가지 못해 추첨이나 경매 등 갖가지 방식을 동원해서 구매를 제한하고 있다. 특히 추첨의 방식은 돈이 아무리 있어도 당첨 될 때까지 무조건 기다려야 하니 돈이 능사가 아닌 경우는 늘 있다.

국내 사정을 떠나, 해외여행을 불편하게 하는 비자 문제도 중국인이기 때문에 겪는 매우 큰 불편함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미 거의 모든 나라와 비자 면제 협정이 체결되어 있어 떠나고 싶을 때 어디든 떠나면 된다. 반대로 중국은 거의 모든 나라에서 비자를 요구하고 있는 현실이 경제강국이자 세계 최다 해외여행객 송출국의 위상에 걸맞아 보이지 않는다.

중국인들의 여행사를 통한 단체여행이 아닌 경우 비자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부자 중국인들도 많지만 아직은 불법체류자를 염려해야 할 만큼의 가난한 중국인들이 훨씬 많다는 현실이다. 그런데 중국인이기 때문에 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을 일거에 해결해 주는 매력적인 일이 있다. 해외 투자다.

중국인들의 해외 여행 러시에 이어 찾아 온 해외 투자 열풍으로 상당수의 글로벌 부동산 기업들이 속속 해외로 진출하고 있고, 이들을 통해서나 또는 개별적으로도 부동산 구입 열기는 이어지고 있다. 중국내 부동산 과열 방지를 위한 여러 억제 정책의 영향도 있다지만 자녀 교육이 으뜸이고 투자와 궁극적 이민 등도 주된 이유다. 실제로 중국 부자들의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구입하는 국가는 중국유학생들이 가장 많이 유학하는 미국․캐나다․영국․호주 등 국가와 일치한다.

중국의 부동산 가격은 오르고 또 올라 5억원이나 10억원이라도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곳에서는 소형 아니면 중형 아파트 하나 간신히 구입할 뿐이다. 그러나 여유를 가진 입장에서 해외 투자는 토지를 자신 명의로 영구 소유할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 영주권이 생기고, 또 그렇게 되면 외국을 맘대로 다닐 수 있도록 비자 문제까지도 해결이 되는데다 마지막 보너스로서 부동산 가격까지 올라주면 횡재까지 하는 상황이다. 어찌 관심이 가지 않겠는가.

이러한 유혹들에 마지막 판단의 한 수가 바로 변혁을 거듭해 오고 늘 개혁을 외치는 중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무어라 형언하기 어려운 알 수 없는 긴장감이다. 무언가 사회적 안정감이 결여된 듯한 느낌을 가지고 있음을 대다수 중국인들은 부인하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무소유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삶에서 이제 가진 것들이 많아지면서 지켜야 할 재산은 늘어간다. 그러나 알지 못할 불안감에 절대 다수의 부자들이 이민을 생각해 봤거나 계획이 있다고 고백하고 있는 사회이기도 한 것이다. 딛고 서 있는 땅 자체가 스스로의 소유가 아니니 그 위에 있는 내 것들이 모두 불안한 것일까? 실제로 어제까지 멀쩡히 출근하던 사람이 오늘 아침 해외로 사라져 버리는 부패 고위 공무원들의 심각한 사회 문제도 가지고 있지 않은가?

중국인들은 도대체 무슨 용기로 낯선 해외의 부동산에 과감히 투자할 수 있었을까? 한국인들의 일상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고 결코 간단해 보이지 않는 해외부동산 투자를 제주에서는 어찌 그리 쉽게 늘 보게 될까? 우리와는 다르게 중국 사회가 준 현실 경험의 영향이 크다 하겠다.

중국이 부강해질 수 있었던 출발점에는 절대적으로 전 세계에서 몰려온 외국인들의 자본이 있다. 중국인들은 자신들의 토지가 어떻게 외국 자본들에 의해 개발되고 부동산 가치가 오르면서 순식간에 부가 창출되어 가는지를 지켜본 사람들이다.

중국인들과는 상대적으로 사회 속에서 외국기업이나 외국인들과 많은 접촉 없이 살았던 한국인들과 중국 도시민들이 개혁개방의 과정 속에서 경험한 내용들은 사뭇 다르다. 중국인들이 만났던 외국인들은 관광객도 많았지만 중국 시장을 가지고자 했던 투자자들도 많았다.

외국 자본으로 인해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시장이 만들어졌으며 중국인들은 외국인들이 자신의 나라에서 어떻게 부를 축척해 가는지를 가까이서 볼 기회가 많았다. 그러는 사이 외국 자본이 넘쳐나는 살만한 세상이 되었고, 거의 무조건으로 환영하던 외자를 가려서 안으로 들이며 오히려 해외로 투자하는 상황으로 역전이 된 것이다. 이제는 밖으로 나가 그 동안 축적된 자본과 외국 자본으로부터의 학습된 경험을 가지고 세상을 사는 사람들이 된 것이다. 이런 여러 사연과 이유들이 복합으로 작용하며 해외로 향하는 중국인들은 계속 늘어나는 것이다.

 

제주는 아주 매력적인 ‘투자처’

이미 오래된 얘기지만 한 때 중국 부동산 투자에 노력했던 한국 기업들이 있었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사업이 진행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활성화되기 전에 중국의 많은 것들이 비싸져 버렸다.

한국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산동성 동쪽 해안 지역에 한국의 은퇴자들을 위한 실버타운 개발에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가진지라 개발 붐이 일어날 것 같았는데 오래지 않아 조용해졌다. 중국 부동산 가격도 치솟았지만 물가와 인건비의 상승이나 환율의 변화는, 한국의 은퇴자들이 한 때 꿈꿨던 가정부를 고용하고 저물가 혜택을 누리며 편안한 노후를 즐기는 살만한 환경이 절대 아닌 곳으로 되어 버린 것이다.

산동성의 한국인 실버타운 건설은 쉽지 않은 조건들이 되었고 반대로 중국의 해외 투자 소개 광고에서 한국의 제주를 보게 된다. 광고는 은퇴 후 제주의 그림 같은 집에서의 품격 높은 생활을 그려 낸다. 그림 같은 집이다! 중국에서 개인 차원으로 토지를 임차하여 주택을 짓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지라 모두 아파트 일색이고 개성을 가진 운치 있는 개인 주택은 볼 수 없다. 그런데 제주는 맘만 먹으면 내 소유의 땅에 그림 같은 집을 지을 수도 있는 것이다.

제주야말로 중국인들의 모든 부족함과 아쉬움을 일거에 해결해 주고 많은 덤까지 주는 곳이다. 양호한 투자 조건과 매혹적인 자연 조건은 그렇다 하고, 가깝기까지 하고 다른 나라처럼 피부색에서 올 수 있는 인종 차별도 없다.

오히려 한류가 있고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흑돼지까지 있지 않은가! 중국인들에게는 근사한 제주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한 행운일 것이다. 그래서 제주가 더욱 귀하고 아깝다.

그러나 결코 넓지 않은 제주를 향한 중국인들의 시선이 집중되면서 점점 더 투자의 중심에 서 가는 상황이라 오랜 시간 지난 후 제주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모두의 고민이 깊어간다. 제주민들은 자자손손 후대를 염려하여 면밀하게 대처해야 할 큰 숙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10년 후 제주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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