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방의 골프장들이 과연 지역사회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묻고 싶은 것이 우리의 솔직한 심정이다. ‘관광객 유치 시설’이라는 대답으로 그 명분은 충족되지 않는다. 관광개발이 우리에게 있어 아무리 유리한 개발전략이라 하더라도, 그것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골프장 시설을 지역개발과 동일시하는 그 가면만큼은 이제는 벗어야 한다.
지역개발의 궁극적 목적은 지역주민들이 생활향상을 도모하는 데 있다. 개발로 인해 지역주민들의 생활이 타격을 받는다면, 그런 개발은 차라리 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
그래서 관계당국에 묻는다. 독특한 문화와 역사를 가진 지역주민들을 도외시하고, 오히려 총체적인 발전이란 구실로 골프장 시설을 합리화할 수 있다고 보는가.
누가 뭐라고 해도 골프장은 토지 소모성 시설이다. 18홀의 골프장을 만들려면 줄잡아 30만평의 땅이 있어야 한다.
골프장에 의한 환경공해도 심각하다. 골프장은 언뜻 보아 정결하여 보기가 좋다. 그러나 그것은 잘 꾸민 외관일 뿐, 산업시설 못지 않은 환경 오염원이 될 수 있다. 농약으로 인한 주변 농경지와 식수원의 오염은 이제 여러 곳에서 지적된바 있다. 산림의 훼손으로 산소제조 기능도 낮다. 그것이 아니라면 그것이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골프장을 옆에서 바라 볼 지역 주민들의 위화감도 무시할 수 없다. 체육시설이라 아무리 우겨도 골프장은 아직도 사치 오락시설이다. 골프가 대중화되었다고 해도 그것은 정도의 차이일 뿐, 다르지 않다.
그래서 또 다시 묻는다. 그런 사치성 스포츠를 한가롭게 즐기는 광경을 바라 볼 지역 주민들의 감정을 한번쯤 생각해 보았는가. 그런데 골프장내에 숙박시설이라니...이건 웬 건가. 기존 숙박업과 식음료업체의 입장을 생각해 보았는가.
골프장은 ‘지역 시설’이어야 한다. 이 땅의 시설이라면, 이 땅을 먼저 생각해야 하고, 그곳에 살고 있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