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1회 전국동시 조합장선거가 11일 끝났다. 투표 결과 제주의 조합원들은 변화(變化)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동시선거 대상은 도내 31개 농·축협과 수협 및 산림조합. 24명의 현직 조합장 중 단독 후보가 된 5명을 제외한 19명이 선거에 나서 재선~5선까지 노렸다. 그러나 투표 결과는 대폭적인 물갈이였다. 농협조합장 8명과 수협 3명, 제주시산림조합장이 거센 도전에 밀려 낙선했다. 무려 절반이 넘는 12명이 고배(苦杯)를 든 것이다.
반면에 조합원들의 전폭적인 신임을 얻어 무투표 당선된 조합장도 있었다. 제주시농협을 비롯해 효돈·조천·중문농협 조합장, 그리고 한림수협 김시준 조합장이 싸움 없이 굳건하게 자리를 지켰다. 이와 함께 신인준 한림농협 조합장이 5선(選)의 영예를 차지했으며, 김창택 하귀농협 조합장은 도내에서 최고 득표율(81.9%)을 기록했다.
희비(喜悲)가 엇갈리기도 했다. 재검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득표수가 같은 고산농협은 결국 연장자인 홍우준 후보(62)가 이성탁 후보(51)를 누르고 당선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또 수협 역사상 첫 여성 조합장에 도전했던 서귀포수협 김미자 후보는 선전(善戰)에도 불구하고 뒷심에서 밀려 분루를 삼켜야 했다.
제1회 동시 조합장선거는 도내 평균 투표율이 80.9%에 이를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일부이긴 하나 선거과정에서 과열 및 혼탁양상도 있었다. 자칫 후유증(後遺症)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선거가 끝난 지금 당선자나 낙선자 모두 지난날의 앙금을 훌훌 털고 후유증 최소화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그것은 지역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그래야만 재신임을 얻거나 권토중래(捲土重來)라도 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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