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써 봄이다. 며칠 꽃샘추위가 몰아치고 있지만 계절의 위엄을 넘지는 못할 것이다. 금방 따스한 봄기운이 온누리에 퍼질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굳이 봄이라고 알려주지 않더라도 자연스레 그 봄을 느낄 것이다. 이처럼 애써 설명하고 알려주지 않아도 스스로 체험하고 통하게 될 때 비로소 ‘느꼈다’라고 표현하게 된다.
치안정책 역시 이른바 ‘느낄 감(感)’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경찰의 임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의 보호이고, 경찰은 국민이 최우선이라 다짐해왔다.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가 ‘국민이 느낄 수 있는’ 치안정책을 펼쳐나가려 한다.
첫째로, ‘체감하는 기초치안’ 활동으로 주민 불안을 해소하겠다.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112신고 총력대응 체제를 더욱 고도화하고, 선지령·선응답을 통해 가장 먼저 신고자에게 달려갈 것이다. 콜택시 업체와 합동으로 구축한 광역 신고망을 적극 활용해 신고 초기의 골든타임을 사수하겠다. 또한 지역과 주민 맞춤형 순찰활동이자 제주경찰만의 자랑인 응답순찰도 이어나가겠다.
또한 올해를 ‘피해자 보호 원년’으로 삼아 범죄 피해자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것이다.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한 전담팀을 재편하고, 보호시설과의 업무협약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따뜻한 경찰을 뜻하는 ‘폴-워머’ 계획, 나와 누군가의 미소를 위한 ‘나누미 명함’, 어르신을 부모님처럼 바라보자는 ‘어부바 계획’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
국민과 맞닿아 있는 수사체제를 개선하겠다. 주민들이 가장 빈번하게 경찰관과 만나는 교통사고 조사 분야에서는 한번만 출석해 조사를 마무리하는 ‘1일 출석 조사제’와 ‘사전예약제’를 시행하고, 경미사건 처리절차도 간소화할 예정이다. 더 듣고 더 설명하는 ‘눈높이 수사’ 풍토를 조성, 경찰 수사도 서비스라는 인식을 심어나가겠다.
둘째로, ‘공감 받는 생활법치’를 확립, 신뢰사회를 구현하겠다. 우선 주민의 안전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교통질서를 확립하겠다. 안타깝게도 제주도의 교통안전지수는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도 전국 평균인 9.2명보다 훨씬 높은 15.2명이다.
교통질서는 우리 스스로를 지키는 법질서라는 각오 아래, 지난해 서귀포경찰이 노인 사망사고 예방을 위해 전개했던 ‘1994 실버로드’와 같은 다양한 예방 정책들을 추진하겠다. 또한 자치경찰만의 업무로 인식되던 불법주정차 단속도 확대할 것이며, 돌발적인 교통체증에는 ‘교통불편 신속대응팀’을 활용, 신속히 대응할 것이다.
소음과 교통체증으로 주민불편을 초래하는 불법집회시위를 엄격히 관리, 법과 원칙을 준수하는 선진 집회시위 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 서민의 삶을 위협하는 3대 악성사기(금융사기·어르신 대상 사기·중소상공인 대상 사기)를 집중 단속하고, 불법사행성 게임장·성매매 영업장과 같은 우리 생활주변의 불법과 무질서도 추방시켜 나가겠다.
셋째로, ‘실감나는 조직혁신’으로 치안경쟁력을 제고할 것이다. 경찰관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전문적인 교육과 다양한 매뉴얼을 제공해 어떤 상황에 맞닥뜨려도 당당하고 믿음직하게 처리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겠다.
위의 ‘체감하는 기초치안, 공감받는 생활법치, 실감나는 조직혁신’을 우리는 ‘3感(감)’이라 표현한다. 서귀포경찰서는 이러한 치안정책을 알리고자 올해도 지역주민들을 모시고 ‘열린 보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의 뜨거운 격려와 따끔한 질책을 들으며, 경찰과 주민이 서로 느끼고 소통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경찰의 존재가치는 국민으로부터 나오므로, 국민이 느끼지 못하는 치안정책은 이미 가치가 없는 정책이다. 주민과 제주경찰이 서로 ‘느끼며’ 안전한 제주도를 만들어나갈 것을 다짐하며 도민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관심을 당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