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께서 새 정부 들어서 과거사에 대해 처음으로 입장 표명을 하게 되기 때문에 연설문을 먼저 보고 참석여부를 결정하자고 했다. (중략)다음 날 청와대로부터 긍정적인 사인이 왔다. 많은 준비 과정을 거쳤지만 결국 이명박 대통령의 4·3위령제 참석은 불발됐다.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은 위령제 참석을 권유했지만 막판에 보수단체들의 집중적인 건의를 받은 교우회 쪽은 불참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생 제주4·3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앞장서온 양조훈 전 행정부지사가 최근 ‘4·3 그 진실을 찾아서(사진)’를 발간했다. 책은 ▲억압 속의 진실규명 ▲가열된 4·3특별법 쟁취운동 ▲4·3 이념누명을 벗다 ▲보수진영의 끈질긴 훼방 ▲역사화 작업과 화해의 길 ▲남기고 싶은 이야기 등으로 구성됐다.
책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4·3위령제에 참석할 뻔 한 이야기를 비롯해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이 희생자들에게 사과하기까지의 과정, 보수진영의 훼방으로 ‘4·3특별법’등이 개정이 미뤄졌던 이야기 등이 수록됐다.
그는 “4·3이 어둠에서 빛 속으로 걸어 나와 오늘에 이르기까지는 참으로 숱한 난제들이 있었다”며 “굽이굽이 어려운 고비들을 넘기기 위해서는 여럿의 힘과 용기, 희생을 모아야 했다"고 기억을 되새겼다.
그는 이어 “4.3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을 때, 온갖 진통을 극복하고 진상조사보고서가 최종 확정됐을 때, 대통령이 공식 사과했을 때 등은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면서 “불가능이 가능으로 바뀐, 정말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순이삼촌’등의 저자인 제주출신 현기영 소설가는 “그는 온갖 협박과 비난, 방해의 벽을 온몸으로 뚫으면서 4·3의 진상규명의 대의에 일생의 절반을 바쳤다”며 “이 책은 좋은 소설을 읽는 것만큼이나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제주일보에서 ‘4·3의 증언’을 연재하며 운명적으로 4.3과 조우한 그는 '제민일보'로 옮긴 뒤 ‘4·3을 말한다’를 10년 넘게 썼다. 그 후 그는 4·3특별법쟁취연대회의 공동대표를 맡아 4·3특별법 제정 운동에 앞장섰으며,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작성의 실무책임을 맡았다. 저서로 ‘4·3은 말한다’와 ‘동아시아의 평화와 인권’,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 ‘화해와 상생-제주4.3위원회 백서’등이 있다.
한편 제주언론인클럽(회장 홍명표)은 오는 20일 오후 5시 제주상공회의소 5층 국제회의장에서 관련 출판기념회를 개최한다. 도서출판 선인. 값=2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