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양수산업이 고사(枯死)위기로 몰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5일 열린 ‘2015 제주해양수산 전망 대토론회’는 이와 관련된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되면서 마치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참석자들은 먼저 도내 호텔업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투자진흥지구 지정으로 세제(稅制) 혜택을 받고 있는 호텔업계가 최근 가격하락 등으로 고전을 겪는 제주산 광어를 외면하고 값이 싼 수입산 연어를 주로 쓰고 있다는 것. 혜택을 받았으면 지역에 환원(還元)할 줄도 알아야 하는데 자신들의 이익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양식업 분야의 생산자단체 부재와 역할 미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로 인해 적절한 수준의 공급량 조절을 하지 못해 수산물이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고품질 생산에 대한 의욕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수산물의 유통시스템 낙후로 고부가 가공품이 없는 현실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중국어선의 싹쓸이와 외부선박의 침범을 비롯해 ▲온난화(溫暖化) 등 기후변화로 인한 수산자원 고갈문제 ▲수산계 교육기관이 없는데서 오는 인력난 ▲업계간 연계성 부족 등을 제기하며 개선책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그 중에서도 현장과 괴리된 수산 행정력에 큰 불신(不信)을 보였다. 행정기관이 업계의 변화를 제때 따라오지 못함으로써 현실과 맞지 않는 지원대책으로 종종 해양수산업 종사자들의 기를 꺾고 있다는 것이다.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에 있어 해양수산업은 지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중 하나다. 감귤 등 농업에 들이는 관심의 반만이라도 기울인다면 지금과 같은 처지에 몰리지 않았을 것이란 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이번 토론회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해양수산업계의 애로점을 개선해 나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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