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해군기지) 건설을 위해 구럼비 바위가 발파된 지 3년을 맞아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강정마을회 등은 ‘구럼비를 되찾는 날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위해 파괴된 ‘구럼비 바위’ 발파 3년을 맞아 지난 7일 서귀포시 강정마을회(회장 조경철)와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단체 등은 강정마을 일대에서 평화행진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 참가자들은 마을회관에서 평화센터, 공사장 정문을 거쳐 ‘멧부리’까지 행진을 시행, ‘구럼비 (바위) 발파는 자연에 대한 명백한 학살, 구럼비를 되찾는 날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행진 도중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에서 공사차량 출입 문제로 출동한 경찰과 잠시 동안 실랑이가 벌어졌지만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들은 최종 목적지인 멧부리에 도착, 오카리나 연주, 시낭송 등 해군기지 반대 문화공연을 펼쳤다.
행진에 앞서 이들은 강정마을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구럼비 발파할 때 제주도지사와 도의회 의원, 국회의원 등도 반대하고 나섰지만 해군은 발파를 강행했다”며 “이를 막으려던 수백명의 주민 등은 몸싸움을 벌이다 경찰에 연행됐으며, 그날은 돌이킬 수 없는 트라우마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럼비와 함께 수많은 종류의 생물과 야생초, 청동기 때부터 조선 중기까지 이어진 수많은 선조의 유적까지 콘크리트에 묻히거나 부서졌다”며 “구럼비가 다시 우리의 품으로 돌아올 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군은 해군기지 건설을 위해 2012년 3월 7일 길이 1.2㎞에 너비가 150m에 달하는 거대한 용암 너럭바위인 구럼비 바위가 있는 해안 발파를 시작, 지난달 말 현재 전체 공사 진행률은 75%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