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
"성공,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5.0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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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농의 꿈이 영글다
(6)박남호 탐라 농장 대표

딸기는 25℃ 이하의 신선한 기후를 좋아하는 여러해살이 열매채소다. 딸기 포기는 서늘한 기온에서 50~200시간 정도 지나야 휴면상태를 깨고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아무런 시설이 없는 곳에서 제대로 익으려면 5월 이후가 된다. 대개는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며 다시 내부에 비닐 터널을 설치해 보온한다. 다른 작물에 비해 잘 기르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 시설 딸기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남호 탐라농장 대표가 애지중지 키워내고 있는 딸기를 바라보고 있다. 박대표는 딸기 품종 하나로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고권봉 기자 kkb@jejumaeil.net

■ 딸기 수확 한창···한해 조수입 3억원

딸기를 생산해 한해 조수입 3억원을 올리는 농가가 있다.

그 주인공은 시설 딸기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남호(62) 탐라농장 대표다.

박남호 대표는 서귀포시 강정동 1000평, 대정읍 무릉리 1300평, 안덕면 덕수리 1500평 등 모두 3800평의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1999년부터 16년째 시설 딸기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남호 대표는 그동안 딸기를 재배하면서 많은 연구와 노력을 통해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요즘 딸기 수확이 한창이어서 박남호 대표는 부인 고복조(62)씨와 매일 호근동 집에서 5시 10분전에 농장으로 출발, 하루를 바삐 움직인다.

쪼그려 앉아서 딸기를 따고 한 알 한 알 포장 박스에 담는 일이 힘은 들지만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박남호 대표는 “수확할 차례에 따라 잘 익고 큼지막한 딸기를 골라 한 알 한 알 애지중지하며 따고 있다”며 “자식 같다는 생각에 먹기조차 아깝다”고 말했다.

■ 단감 재배 실패가 딸기 성공 신화로

박남호 대표는 처음부터 딸기를 재배한 것은 아니다.

그는 딸기를 재배하기 전에 호근동 동네에서 오랫동안 슈퍼를 운영해 왔다. 슈퍼 운영에 지친 그는 다른 일을 해보고 싶었다. 그러던 중 우연찮게 돼지를 키우는 양돈 산업에 뛰어들게 됐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농장에 불도 났다.

그러다가 단감 재배로 눈을 돌렸다. 1996년부터 2400평 농장에서 단감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파악하지 못했다. 딱딱한 것에서 무른 것으로 변하는 소비자의 성향에 단감을 판매하지 못했다. 팔리지 못한 단감은 쌓여만 갔다.

슈퍼 운영 이후 손을 대는 사업마다 줄줄이 실패.

그때 슈퍼를 운영하며 친분을 쌓은 노지에서 딸기를 재배하는 지인이 생각났다.

3년 후 단감 재배 손해를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1000평의 하우스에서 딸기 재배를 병행했다.

크고 단 딸기를 만들기 위해 수소문 끝에 안산농업아카데미를 찾았다. 제주에서 극히 드문 시설 딸기 재배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물론 안산농업아카데미를 찾은 다른 지역 농가의 도움도 컸다. 시비법, 병충해 전멸 작업 등 영농 기법을 습득하게 됐다.

지금은 제주에서 알아주는 기술을 가지게 됐다.

그는 “매해 농사에 대한 스케줄이 있다. 3월에 묘종을 키운다. 이후 9월 5~10일까지 완성을 시키고 이후 농장에 정식을 한다”며 “작물이 자라는 힘에 따라 화분당 꽃대를 5개, 7개, 10개 정도로 나눠 열매를 맺게 한다. 45~50일을 키우고 수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11월 20일 이후부터 수확을 하게 되는데 보통 수확은 6월 20일까지 가능하다”며 “하지만 인건비 등을 따져보면 여름철에는 딸기가 25일 정도 일찍 익어서 맛도 덜하고 크기도 작아 5월 이후에는 수확을 거의 안하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토양에 따라 합리적인 시비와 퇴비를 충분히 넣어주고 알맞은 관수를 조절해 준다면 다수확 재배가 가능하다”며 “딸기는 크면 맛이 없고 맛이 있으면 작아진다. 이것을 조정하는 것이 기술”이라고 조언했다.

이렇게 재배한 그는 하루에 많을 때는 700~800㎏에서 적을 때는 200㎏ 정도 수확을 한다.

현재 그의 딸기는 수확하기가 무섭게 상인들에게 팔려나가고 있으며, 지역 마트 진열대에서 14년째 인기를 끌고 있다.

▲ 탐라농장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이 수확한 딸기를 정성스레 포장하고 있다. 고권봉 기자 kkb@jejumaeil.net

■ 당찬 포부 ‘대한민국 최고의 딸기 농가’

박남호 대표는 농가협의체인 최남단시설딸기연구회 소속으로 재배기술 공유에 나서고 있다.

16년 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딸기 재배를 연구하고 있다.

그는 “자기가 무엇을 하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것을 어떻게 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같은 작물을 재배하더라도 어떤 사람은 부자가 되고, 어떤 사람은 망하고 어떤 사람은 본전을 한다. 사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특히 그는 “항상 이런 생각을 하면서 딸기를 재배하고 있다”며 “제 목표는 80세까지 딸기 재배를 하면서 대한민국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고 강한 바람을 표했다.

▲ 아내 고복조씨(왼쪽)의 손을 잡고 있는 박남호 대표. 박대표는 "고생만 했는데 나를 믿고 끝까지 따라와 줘서 고맙다"는 말로 아내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다.

■ 가슴 속 이야기 "여보 사랑해"

마지막으로 박 대표에게 그동안 농사를 지으면서 가슴 속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집사람과 결혼한 지 36년이 지났다. 저와 살면서 고생만, 고생만 했다. 여유롭게 살지를 못했다”며 “저를 믿고 끝까지 따라와 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특히 집사람에게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처럼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순박하다. 이들의 피와 땀이 어린 노력이 이익만을 쫓는 이들에 얼룩지지 않고 그에 걸맞은 결실을 맺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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