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인듯 자율아닌’ 기초학력진단평가
‘자율인듯 자율아닌’ 기초학력진단평가
  • 박미예 기자
  • 승인 2015.0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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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 157교 중 150교 시행
제주교육과학연구원 공문
유출 우려 같은날 시행 요구
“무늬만 바꾼 일제고사” 지적
▲ 2015년 기초학력진단평가가 5일 실시된 가운데 제주시 동화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고기호 기자 photo@jejumaeil.net

초등학교 및 중학교를 대상으로 5일부터 자율 실시 중인 기초학력진단평가에 도내 대부분의 학교가 참여하면서 “무늬만 바꾼 일제고사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제주교육과학연구원은 초등학교 3~6학년, 중학교 1~2학년의 기초학력 진단평가를 5일 이후부터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지난 2일 학교에 전달했다.

공문에 따르면 2015학년도 초등학교 기초학력 진단평가 기준설정을 위해 교육부가 표집학교로 선정한 도내 2개 초등학교 외에는 평가 시기, 도구, 실시 여부 등을 학교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5일 도교육청이 발표한 도내 기초학력진단평가 실시현황에 따르면 초등학교의 경우 전체 112개교 중 6곳을 제외한 106개교, 중학교의 경우 전체 45개교 중 1곳을 제외한 44개교가 기초학력진단평가를 실시하고 있었다.

아울러 제주교육과학연구원의 공문에는 “교육부 자료로 진단을 실시하고자 하는 학교에서는 시행일이 표집학교와 다를 경우 문항내용이 유출될 우려가 있어 가급적 표집학교와 같은 날(5일) 시행해 주기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따라 시험은 대부분 5일 진행됐다. 자체 문제지를 이용하기로 한 중학교 1곳을 제외하면 시험을 보는 모든 학교가 교육부가 제공한 동일 시험지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앞서 이석문 도교육감이 일제고사 성격을 띄는 제학력평가를 대폭 축소해 표본 3∼5%에 대해서만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는 지난 4일 “표집학교가 아닌 경우에도 문항유출을 우려해 같은 날 시행할 것을 요구하는 점 등에 비춰 볼 때,이는 사실상 일제고사와 같은 형태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일제고사의 경우 학교에서 성적을 수렴해 도교육청에 보고해야 했고 학생들에게도 결과를 알려줬다”며 “반면, 이번 기초학력진단평가는 단순히 학생들의 학력 수준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도교육청에 보고하지도 않고 학생들에게 결과를 통보하지도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어 “학교 입장에서는 기초학력진단평가를 통해 학업이 뒤쳐지는 학생들을 파악해야 그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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