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의 인구가 60만을 훌쩍 넘겼다. 이제 교통체증은 서울 등 타시도만의 얘기가 아니다. 우리 제주도 러시아워인 출·퇴근시간엔 도로가 꽉 막혀 그야말로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제주시내를 관통하는 중심 도로는 연삼로와 연북로가 있다. 연삼로가 우리 혈관의 동맥이라면 연북로는 정맥과도 같다. 혈관과 피가 없는 몸은 있을 수 없다. 만약 도로나 자동차가 없는 도시는 사람이나 물류의 이동이 불가능해져서 죽은 도시가 될 것이다.
문제는 도시의 흐름을 활성화시켜야 할 도로의 흐름이 정체되고 있고, 이로 인해 천문학적인 금액이 낭비되고 있다. 지난해 6월말 기준 도민 1인당 자동차 보유대수는 0.53대로 전국 1위다. 또한 2010년 이후 16분기 연속 인구가 순유입 되고, 그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제주발전연구원에 의하면 인구유입과 함께 자동차 증가 등으로 인한 교통혼잡비용(차량이 정상 속도 이하로 운행함으로써 발생하는 손실 비용)이 2020년에는 37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제주시 교통의 심장부 역할을 하고 있는 연북로는 개통할 당시 “제주에 저렇게 큰 도로는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연북로가 없는 제주의 교통은 감히 생각할 수 없다. 교육정책만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가 아니다. 교통정책 또한 먼 미래를 내다보고 수립돼야만 한다.
그런데 아직도 연북로 미개통구간이 있어 도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아침·저녁 시간에 거로사거리의 병목현상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지체현상을 피하고자 차량들이 거로마을의 좁은 길을 선택, 종횡무진하면서 마을은 교통사고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어린이집 앞으로 대형차량이 다니고, 어르신들은 마을길을 건너지 못하겠다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거로마을 노인회에서는 차량을 통제시키겠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모든 현상은 연북로가 개통되지 않아 벌어지는 일이다.
연북로는 2006년2월 제주도의회 본회의에서 ‘삼화지구에서 번영로까지 1.54㎞ 구간을 제주도와 제주시가 협의, 2010년까지 설치’를 부대의견으로 ‘제주삼화지구 택지개발사업 통합영향평가 협의내용 동의안’이 의결됐다. 이후 2012년에 한마음병원에서 번영로 구간은 개통됐지만, 번영로에서 삼화지구 구간은 측량 및 기본설계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삼화지구에서 번영로까지 연북로의 조속한 개통을 위한 지속적인 건의에 따라 지난해 4월 지방재정투융자 심사를 통과했다. 2021년까지 270억원을 투입, 연북로를 개통하는 계획이다. 당초 목표보다 무려 11년이나 지체되고 있는 셈이다.
제주시 동부지역의 원활한 교통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행정시인 제주시는 자체적으로 재정계획을 수립할 수 없기 때문에 도시계획도로 예산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2021년 개통 계획마저도 불투명해 보인다.
연북로만 개통된다고 해도 제주시 동부지역의 교통문제 해소에는 한계가 있다. 삼화지구는 제주시에서 가장 큰 주거단지다. 연북로 개통에 따른 효과를 충분히 보기위해서는 연북로와 삼화지구를 연결하는 도시계획도로가 개통돼야 한다.
사람에게 혈관과 혈액의 흐름이 중요하듯이 도시 활성를 위해서는 도로와 도로의 흐름이 원활해야한다. 삼화지구 뿐 아니라 화북공업단지도 있고, 화북상업지역은 도시개발사업이 진행중이서 추가적인 교통수요가 예상되고 있다. 그래서 연북로 미개통 구간은 더욱 조기개통이 필요하다. 지역총생산 25조 시대를 열겠다는 원희룡 도지사의 공약도 간선 도로망의 확충이 제대로 되지 않고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집행부에 조속한 연북로 개통 노력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