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책값 비싸서 불법 복제 ‘유혹’
전공 책값 비싸서 불법 복제 ‘유혹’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5.0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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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당 5~6만 원 대학생들 ‘부담’
서적 저렴 구입 방안 마련 시급

제주대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고모(21)씨는 최근 개강을 맞아 한 복사 전문점을 찾았다. 전공 과목을 수강할 때 필요한 교재를 제본하기 위해서였다.

고씨는 “등록금에다 생활비까지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다”며 “한 권에 5만∼6만 원씩 하는 전공 서적을 구입할 엄두가 도저히 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새 학기를 맞은 대학생들이 값비싼 교재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불법 복제물의 유혹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4일 도내 대학가에 따르면 보통 한 학기에 5~7개의 수업을 듣는 대학생들이 관련 교재를 모두 구입하려면 적게는 20만 원, 많게는 30만 원 이상 지출해야 한다.

특히 공과대학 등의 경우 외국 번역본 전공 서적이 한 권에 10만 원을 훌쩍 넘는 등 비싼 교재에 부담을 느끼는 대학생들이 교재를 제본하기 위해 복사 전문점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대학가를 둘러보니 새 학기를 맞았지만 전공 서적을 구입하는 대학생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한 복사 전문점에는 10여 명의 학생들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강의 시간에 필요한 전공 서적 제본을 의뢰하기 위한 학생들이었다. 이들은 제본 비용이 책값의 절반도 안 된다며 전공 서적을 제값 주고 구매하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김모(22·여)씨는 “어차피 한 학기만 볼 전공 서적이기 때문에 제본을 의뢰했다”며 “한 학생이 전공 서적을 구입하면 이를 복사 전문점에 맡겨 여러 명이 제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모(21)씨도 “전공 서적을 구입한다고 해도 모든 범위를 공부하지 않는다”며 “저작권 침해 행위인 것은 알고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제본을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내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전공 서적 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낮추는 등 대학생들이 저렴하게 교재를 구입할 수 있는 방안이 서둘러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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