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공약 “그 밥의 그 나물”
조합장 공약 “그 밥의 그 나물”
  • 신정익 기자
  • 승인 2015.03.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내 후보들 공약 백화점식 나열 정책 차별성 미흡
유통부문은 ‘대동소이’인기영합식 복지 사업 많아

3·11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 출마한 제주도내 후보들의 공약을 모은 선거공보가 지난 3일 발송돼 4일부터 조합원들이 개별 후보들의 정책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이번 선거에 도내에서는 71명의 후보들이 31개 농·축협과 수협, 산림조합의 조합장에 도전하고 있다.

이들 조합 가운데 제주시농협과 조천농협, 효돈농협, 중문농협, 한림수협 등 5개 조합은 단독후보로 결정돼 투·개표 없이 당선자가 사실상 결정됐다.

그렇지만 나머지 26개 조합은 2대1에서 최대 4대1의 혼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4일과 5일 조합원이 받아보는 후보자들이 선거공보는 지지후보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한미·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 급변하는 농업환경 속에서 제주농어업의 경쟁력을 갖추는 중심체 역할을 농수협 등이 주도하고 있어서 후보들의 공약은 제주 1차산업의 현안을 망라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은 산업별, 지역별로 대부분 중복되거나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상당수 후보들이 위기에 처한 농어업의 현실을 타개할 대책을 깊은 고민 없이 백화점식으로 나열하거나 선언적 방안 제시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농협 조합장 선거에 나선 후보들의 공약은 농산물 유통 등 경제사업과 신용사업, 조합원 복지 부문 등으로 나눠있다.

농협의 주력 부문인 경제사업의 경우 밭작물 주산지 후보들은 ▲작목별 최저가(최고가) 보장 ▲농산물 유통체계 개선 ▲월동채소 가공공장 건립 ▲면세유 공급 확대 ▲유통손실보전자금 적립 확대 ▲관광과 연계 6차산업 인프라 구축 등을 내놨다.

감귤 주산지 농협 후보들은 ▲만감류 수출 확대 ▲감귤 명품화 사업 주도 ▲브랜드감귤 최저가 보전 ▲직거래 확대 등 유통 시스템 개선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조합장 후보들은 최근 사회적인 화두로 등장한 복지문제도 언급하고 있다. ▲고령조합원 복지지원금 지급 ▲한방진료비 및 경로당 운영비 지원 ▲목욕탕·찜질방 시설 건립 ▲이주여성문화센터 확충 등이 주요 공약이다.

3개 축협 조합장 후보들의 공약도 대동소이하다.

도축시설 현대화를 비롯해 ▲고품질 프리미엄 축산물 생산과 유통센터 건립 ▲청정 제주축산 방역 강화 ▲축산악취 저감 대책 추진 ▲축산퇴비 자원화 ▲친환경축산단지 조성 등을 제시했다.

5개 수협 조합장들도 해당 수협의 주 취급 수산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유통시설 확충과 마을어장 자원 증식, 고부가 상품 출시, 수산물 가격 안정제 등을 주요 정책으로 선보였다.

조합장과 직원들의 연봉이 지나치게 높다는 비난을 의식한 듯 연봉 조정을 하겠다는 공약도 적지 않은 후보들이 끼워 넣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 농업 전문가와 조합원들은 “정책대결로 선택을 받겠다는 의지보다는 일단 출마했다는 데 의미를 둔 후보들이 많아서 공약의 충실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농수산물 유통 사업의 경우 사업성 분석과 시장 전망 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실현가능한 공약을 제시해야 하는데, 일반적인 내용을 정책으로 포장해 조합원들에게 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