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2일 새 학기 첫날을 맞아 등교시간에 맞춰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을 시행하는 신성여중·고교를 찾았다. 교장 선생님과 함께 일일이 아이들 손을 잡으며 “새 학년을 축하합니다. 즐거운 학교생활 되십시오” “아침밥은 먹었나요”라고 인사했다.
아이들은 저마다 “네, 먹었어요” “아뇨, 아직 못먹었는데 내일부터 먹으려구요”라며 화답했다. 용케 교육감 선생님(?)의 얼굴을 알아 본 아이들은 “아침 못 먹었지만 교육감님을 새 학기부터 뵙게 돼 반갑습니다”라고 이야기해 줘서 정말 고맙고 반가웠다.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 시행과 함께 실려 온 아이들의 기대와 설렘이 올해 끝까지, 나아가 성장기 내내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은 단지 등교시간 조정에 국한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건강한 교육문화의 흐름을 만드는 중요한 물꼬이기 때문이다.
제주가 전국에서 성인 및 청소년 비만율이 가장 높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비만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자리한다. 불규칙한 식습관과 운동량 부족이다. 제주 학생들의 아침 결식률은 아주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3년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주 학생들의 주 5일 이상 아침식사를 거르는 비율이 29.9%에 달했다. 전국 최고 수준이다.
아침식사를 거름으로써 아이들의 식습관은 불규칙하게 바뀌게 된다. 이에 고칼로리에 영양이 부족한 패스트 푸드(fast food)나 정크푸드(junk food)를 섭취하게 된다. 이는 고스란히 비만과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청소년기의 건강을 해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아이들이 아침밥을 먹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확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을 시행하게 됐다. 물론 가정마다 여건이 다르기에 당장 아이들의 아침을 챙겨주기가 어려울 수 있지만, 앞으로 도민사회와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아이들이 아침밥을 먹고 등교할 수 있는 문화적 흐름을 정착시켜나갈 방침이다.
아이들의 운동량을 늘리기 위해 가급적 1㎞ 정도는 걸어서 등·하교하는 문화를 만들 필요가 있다. 등·하굣길을 걸어서 다니는 것은 건강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독립심을 키우는 기대효과도 있다.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독립된 공간에서 스스로를 발견하고 꿈을 키우는 소중한 계기를 얻을 수 있다.
초등학교에 대해서는 일과시간 전 아이들이 놀이 등 신체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늘릴 방침이다. 교사들을 대상으로 놀이연수를 실시, 일과시간 전 아이들이 다양한 놀이를 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해 나가겠다. 이를 통해 건강과 학교생활의 즐거움을 키우고, 놀이에서 비롯한 상상력과 창의력이 배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교육은 올해 기치를 ‘2015년 제주교육은 교실이다’라고 정했다. 이를 위해 고교체제 개편과 다혼디배움학교 운영, 4·3평화인권교육 등의 역점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도 기치를 구현하기 위한 역점 정책 중 하나다.
교실 벽에는 바깥과 연결된 ‘창(窓)’이 있듯, 아이들의 마음에도 각기 다른 크기와 모양의 ‘창(窓)’이 있다. 그 창에 따뜻한 사랑과 건강한 기운이 전해져야 아이들의 마음이 활짝 열리고, 더욱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을 통해 아이들이 건강함 속에서 미래의 행복을 향해 마음의 창을 활짝 열 수 있도록, 학교현장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할 것이다. 아울러 교사의 사랑과 관심의 햇살이 아이들 마음의 창에 지속적으로 전해질 수 있도록 제주 교육청이 학교현장을 충실히 지원할 것임을 거듭 약속드린다.
어저면 살빠집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