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에 들어가 한란 29촉 채취
개관 3개월도 안돼 경비 허점
40억원을 들인 천연기념물 제주한란 자생지에서 한란을 무단으로 채취하는 사건이 발생해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서귀포자치경찰대는 지난 27일 천연기념물 제주한란 자생지에서 한란을 무단으로 채취한 혐의(문화재보호법위반)로 오모씨(53)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자치경찰에 따르면 오씨는 지난 12일 오전 9시40분께 서귀포시 상효동 제주한란 전시관 북쪽 100m 지점 출입이 금지된 한란자생지에 들어가 제주한란 29촉을 채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씨는 범행 당일 전시관에서 자생지에 설치된 폐쇄회로(CC) TV의 화면을 확인하던 청원 경찰에게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치경찰은 오씨가 한란을 훔친 후 청원 경찰에게 들키자 자생지에 두고 왔다고 진술함에 따라 사라진 한란을 찾고 있다.
문제는 개관한 지 3개월도 안 돼 무단 채취 등 범죄에 노출됐다는 점이다.
상효동 한란 자생지는 천연기념물 제432호로 면적이 40필지에 38만9879㎡에 이른다.
지난해 11월 21일 개관한 제주한란 전시관은 총 사업비 40억원을 투자돼 대지 면적 9224㎡, 연면적 1440㎡, 건축면적 487㎡로 조성됐다.
이곳에는 사설 경비업체의 경보시설과 폐쇄회로(CC) TV 25대가 설치돼 있지만 순찰 등의 업무를 하는 청원 경찰은 낮 시간대에 1명만 배치돼 있어 상대적으로 범죄에 취약함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오후 6시 이후 청원 경찰이 퇴근하면 CCTV를 모니터링을 할 수도 없으므로 한란 자생지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주민 김모씨(37)는 “전시회에 출품되는 한란 한 촉의 가치가 5000만원을 넘어 한란과 그 자생지에 대해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혈세를 들여 관리에 나서는 만큼 멸종 위기의 제주한란을 잘 지켜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한란 자생지에 대한 관리 인력을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자생지에 무단출입할 경우 이를 알리는 감지기 설치 방안 등의 대책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