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산 노지감귤 유통 처리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지만 가격은 여전히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 9월 극조생을 시작으로 노지감귤 출하가 이뤄진 후 최근까지 도매시장 평균 경락가(상품 10㎏ 상자당)는 1만원에 ‘턱걸이’를 하면서 1만822원이다. 전년 이맘때 1만4434원에 견주면 25%나 낮은 수준이다. 설을 전후해 소비가 조금 늘어나고 물량이 달리면서 가격은 다시 1만1000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그렇지만 대세에는 큰 영향을 못주고 있다.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원인은 곱씹어봐야 한다. 지난해산 노지감귤 생산량은 56만9000t 수준이 될 전망이다. 전년보다 2.7% 늘었지만 처리에 힘이 부칠 양은 아니다.
문제는 품질이었다. 날씨 탓도 일리가 있다. 열매가 자라는 시기에 잦은 강풍과 비는 상품성 저하로 직결됐다. 극조생 출하가 시작되자 맛이 없다는 아우성이 빗발쳤다. 도매시장에 도착해 경매를 할 때쯤 썩은 감귤이 부지기수로 나왔다. 강제착색한 감귤도 여전했다. 이러니 가격이 오를리 없다. 한때 경락가가 7000원대로 곤두박질쳤다.
더 큰 문제는 비상품을 버젓이 출하하는 몰양심(沒良心)이다. 비상품인 1번과보다도 작은 ‘방울토마토’만한 감귤을 시장에 보내 놓고 값을 달라고 한 셈이다.
제주도와 농협 제주본부가 엊그제 올해산부터 비상품감귤은 아예 시장에서 퇴출시키겠다고 공언했다. 국내 대표적인 도매법인과 중도매인, 농업인단체 등과 협약도 체결했다. 강제착색 감귤 등 비상품은 시장에서 반품하겠다고 결의했다. 일단은 환영할 일이다.
문제는 실효성을 얼마나 담보하느냐다. 이런 움직임이 어제오늘일이 아니어서 그렇다. 비상품을 유통시키는 사람들은 단속을 하는 당국보다 한 수 위다. 이런 협약이 진작 약발을 받았다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농정당국과 생산자단체의 강력한 실천 의지가 성공의 관건인 이유다. 도매시장의 협력은 두말할 나위 없다. 올해부터 달라질 감귤정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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