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하늘에 블록 덩어리 ‘날벼락’
맑은 하늘에 블록 덩어리 ‘날벼락’
  • 김동은·박수진 기자
  • 승인 2015.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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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법 인근 건축물 철거 과정서 인근 빌라에 ‘쿵’
지붕 뚫고 떨어져 주민 ‘화들짝’···안전 시설물 미흡
▲ 제주시 이도2동의 한 호텔 신축 공사를 위한 기존 건축물 철거가 민원으로 잠시 중단(사진 왼쪽)된 가운데 철거 과정에서 콘크리트 블록 담이 인근 빌라로 떨어져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그 날 거실에서 잠을 자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큰 화를 당할 뻔했습니다. 지금도 그때 생각만 하면 아찔합니다.”

지난 17일 오후 1시께 자신의 집 거실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던 김모(20)씨는 갑자기 ‘우당탕탕’하는 소리에 놀라 잠에서 벌떡 깼다.

호텔 신축 공사를 위한 기존 건축물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주변에 있던 콘크리트 블록 담을 건드리는 바람에 김씨의 집 지붕을 뚫고 방으로 떨어졌다.

김씨는 “무언가 무너지는 소리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보니 지붕 위로 커다란 콘크리트 덩어리가 떨어져 천장이 뚫려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제주시 이도2동의 한 호텔 신축 공사를 위한 기존 건축물 철거 과정에서 콘크리트 블록 담이 인근 빌라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안전 시설물이 미흡한 상태로 공사가 이뤄졌는데도 제주시는 사고가 발생했는지 조차 파악하지 못해 빈축을 사고 있다.

25일 제주시 등에 따르면 지하 2층 지상 10층 규모로 건립되는 해당 호텔은 2016년 11일 완공을 목표로 이달부터 기존 건축물 철거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안전 시설물이 미흡한 상태로 공사가 이뤄지면서 콘크리트 블록 담이 인근 빌라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주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이날 현장을 확인한 결과 안전 시설물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아 2차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주민 A씨는 “안전 시설물을 제대로 설치한 상태에서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만약 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으면 어쩔 뻔 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주민 B씨는 “2차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여전히 안전 시설물은 미흡한 상태”라며 “공사 현장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거 업체 관계자는 “건축물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오래된 블록 담이 해당 빌라 부근으로 떨어진 것”이라며 “현재 보수는 완료됐지만 민원 때문에 철거 공사는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주민들은 공사 과정에서 심각한 소음이 발생, 여름이 되면 창문을 열 수 없을 것이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정식으로 민원이 제기되지 않아 블록 담이 인근 빌라로 떨어진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며 “주민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현장 점검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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