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경제위기와 제주경제의 미래
그리스 경제위기와 제주경제의 미래
  • 백승주
  • 승인 2015.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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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위기 지금도 진행중
경제적 환경·정치권 무능이 원인
농업·생산부문 투자 외면

제주 상황도 그리스와 비슷
관광위주 개발에만 치중
자본에 밀려 빈털터리 우려도

최근 국내정치권에서 과잉복지 논란과 관련하여 ‘위기의’ 그리스 사태가 클로즈업 됐다. 그렇지만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 프린스턴대학의 폴 크루그먼 교수에 따르면, 복지과잉 때문이 아니라 경제적 환경과 정치적 무능이 그리스 위기를 자초했다.

하나는 경제적 환경 때문이었다. 관광 이외는 그럴듯한 산업이 없는 그리스가 제조업이 세계 최강국인 독일 등과 유럽연합에 통합돼 동일 환율로, 같은 통화를 사용하게 됐다. 그 결과 환율은 제조업이 왕성한 나라에 유리해졌고, 그리스에는 불리하게 됐다.

그리스가 외국으로부터 돈을 빌릴 때 거의 독일 수준의 낮은 이자로 가능해졌다. 많은 돈이 그리스로 밀려들어 왔다. 그리스에는 관광이외에 특별한 산업 기반이 없다 보니 이 돈이 부동산 같은 곳에 몰렸고 거품이 잔득 끼게 됐다. 그런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그리스는 독자적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없을 만치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고 그 위기는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다른 하나는 그리스 정치권의 무능 때문이었다. 그동안 그리스 정치인들은 외채를 들여와서도 정상적인 국가 발전, 즉 농업부문이라든지 생산부문에 투자를 하지 않았다. 그런 무능함이 지금의 경제위기를 초래하는 원인이 됐다. 정치인들은 들여온 외채를 공무원 연금을 주는 데 소모적으로 다써버렸고, 인기에 영합해서 탈세를 방조했고, 매 정권이 ‘자기사람’ 심기 등 공무원 수 늘리는데 급급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제주경제 상황은 어떻게 될 것인가? 현재 제주개발은 특히 중국 민간자본이 주도하는 시설관광산업에 집중 투자되는 양상이다. 그 결과 개발에 따른 경제적 실리는 국내적으로는 여객운송자본이나 면세점자본 등에 집중되고 있다.

앞으로는 중국자본, 그 중에서도 중국정부가 국익을 위해 통제 가능한 민간자본, 중국 본토로부터의 정의롭지 못한 자금이 상당부분 유입된 것으로 알려진 여타 중화권 자본 등이 그 경제적 실리를 독점 또는 과점할 가능성이 매우 커지고 있다. 국내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서 중국본토 민간자본이 대량 유입되면서 부동산 광풍이 불고 있다. 점점 거품이 끼고 있다. 도민의 존재감은 점점 작아지고 있다.

그간 지방선거는 제주도의 무기계약직 공무원의 증원을 가져왔고, 인구수 대비 행정의 규모 또한 적정규모를 한참 벗어나 있다. 재선(再選) 등을 위한 인기영합주의가 반복되고 있고, 손쉬운 관광산업 위주의 개발을 최선의 방책이라고 하면서 상시적 1차산업의 경쟁력 강화방안이나 2차산업의 자생력 강화 방안 제시에는 매우 소극적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중국의, 중국에 의한, 중국을 위한’ 정치?경제?사회?문화적 급변상황의 한 가운데서 중국이 주도적으로 기능할 경우 제주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전혀 간단치 않을 것이다. 그리스 위기보다 더 암담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본다.

위의 그리스 사례는 여러 정황이 유사하거나 같다는 점에서 미래 제주경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시점에서 어쩌면 제주입장에서 이를 반면교사 삼았으면 한다. 왜냐하면 앞으로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카지노 시설관광에 절대 의존하게 될 제주경제가 제조업?수출 주도의 한국경제와 중국경제의 영향력 하에서 일희일비(一喜一悲)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의 제주개발 양상이나 그 추세에 비추어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한다고 허우적거리다가 결국 소기의 그럴듯한 성과도 얻지 못한 채 국내외 자본에 헐값에 땅만 팔아버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도민 상당수가 국내외 거대자본의 위세에 밀려서 빈털터리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우를 갖게 하는 불안한 상황도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 도민 상당수가 ‘(구)제주시 구도심이나 (구)서귀포 구도심’이라는 ‘동물원’에 갇혀 버릴 수도 있겠다는 괜한 허상(虛想)마저 떠올리게 한다. 물론 이런 허상이 현실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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