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삶을 돌이켜 봤을 때, 생활안정에 신경을 쓰느라 주위를 돌아볼 겨를이 없었습니다. 늦게나마 주위를 돌아보니 작은 도움마저 간절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돼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제주시 일도2동에 위치한 콜핑 제주점 고명임 대표(62)의 말이다.
고 대표는 2011년 콜핑 제주점에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추진하는 착한가게 195호 현판을 걸었다. 또 지난해 개업한 도이터 신제주점을 착한가게 925호점으로 이름을 올렸다. 콜핑과 도이터 모두 아웃도어 매장이다.
그는 또 착한가게와는 별도로 매년 의류·신발 등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특히 모교인 한국뷰티고등학교에 매년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 꿋꿋이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힘을 보태고 있다.
그는 50대 중반에 들어서 ‘나눔’에 눈을 떴다. 제주시 한경면 출신인 고 대표는 어린시절 어머니를 여의고 소녀가장의 역할을 했다고 한다. 힘든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오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나눔에 눈이 간 것이다.
고 대표는 “15살 때 어머니가 병 때문에 세상을 떠나 7남매의 맏딸로서 그 역할을 대신했다”며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해보지 않은 일이 없을 정도로 악착같이 살아왔다”고 털어놨다.
그는 1983년 우체국 영업사원으로 입사, 1998년부터는 일도2동 우편취급국을 운영하며 지역주민들에게 우편서비스를 제공했다. 이후 2009년 의류사업에 뛰어들었다.
고 대표는 “우편취급국을 운영해 지역주민들과 인맥을 쌓아온 것이 의류 판매에 많은 도움이 됐다”며 “사업이 안정되자 남편과 함께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한 방법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2009년 힘들게 공부하는 한국뷰티고 후배의 소식을 접하고,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때 시작한 선행은 ‘명임장학금’이라는 이름으로 현재까지 매년 이어져 오고 있다.
고 대표는 “힘들게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니 어렸을 적 내 모습이 떠올라 그들을 돕기 시작했다”며 “공동모금회를 접하고는 착한가게 등으로 나눔의 범위를 넓혀갔다”고 말했다.
현재 ‘착한가게 매장’ 2개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인근 매장에 착한가게 캠페인을 홍보하며 이웃사랑을 확산하는 ‘착한가게 전도사’가 됐다.
고대표는 “각종 사회단체에서 공식적인 나눔 활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아직 눈에 보이지 않는 어려운 학생들에 많다”며 “앞으로는 그런 학생들을 찾아 돕는 일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