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는 괭생이모자반과 전쟁 중
제주시는 괭생이모자반과 전쟁 중
  • 제주매일
  • 승인 2015.02.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장근수 제주시 해양수산과장

제주시는 지금 괭생이모자반과 전쟁중이다. 괭생이모자반은 과거 ‘듬북’이라고 부르며, 농사에 거름용으로 널리 쓰였던 해조류이다. 아침밥 먹기 전에 듬북 한 짐을 져다 놓고 밥을 먹을 정도로 귀중하게 취급됐다. 그러나 지금은 애물단지로 전락해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1월 초순경부터 중국에서 흘러온 것으로 추정되는 괭생이모자반은 제주시와 전남 신안, 진도 지역에 집중적으로 유입됐으며, 우리 제주시만 하더라도 약 3,600톤 이상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괭생이모자반은 우리가 식용으로 이용되는 참모자반과 달리 식용으로 이용되지 않고 있는 종류이나, 이웃 일본에서는 식용으로 이용되고 있다. 필자도 이번 괭생이모자반 수거에 참여하면서 삶아서 먹어보니 참모자반과 별반 다르지 않고 먹을 만 하다고 느꼈다.

우리 시에서는 괭생이모자반 수거․처리를 위해 지금까지 굴삭기 70대, 15t 트럭 75대, 연 인원 3500명이 투입돼 1500t 이상을 수거했다. 수거는 문제가 많이 발생할 소지가 많은 주요 항․포구 및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여기에는 지역어업인, 행정공무원, 해경, 군부대, 해양환경보호단체 등에서 많은 분들이 노력봉사를 했다. 지면을 빌어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괭생이모자반은 친환경농업을 하시는 곳이나 감귤밭에서 사용한다면 훌륭한 거름으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용을 권장하고 싶다.

금년 우리 시에서 해양쓰레기 처리에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이 2억3000만원으로 지금까지 괭생이모자반 수거․처리에 예산 전부가 지원돼 가용예산이 전무한 실정이다. 도에 예비비 지원을 요청한 상태이나,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예산이 무한정 소요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사정으로 막막한 심정이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괭생이모자반과 일반 해양쓰레기가 혼합돼 해안을 덮고 있어 분리를 해야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또한 수거․처리를 힘들고 더디게 하고 있다.

괭생이모자반과의 전쟁은 승자나 패자가 없는 전쟁이나 아름답고 청정한 제주시 바다는 우리가 가꾸고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오늘도 괭생이모자반과 싸움을 위해 전쟁터로 향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