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위를 ‘제주 명품’ 소득 과수로
키위를 ‘제주 명품’ 소득 과수로
  • 제주매일
  • 승인 2015.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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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근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장

키위는 뉴질랜드 선교사가 중국에서 종자를 도입한 후 종묘업자 헤이워드가 열매가 큰 ‘헤이워드’ 품종을 개발해 상업적으로 재배하면서 호주․칠레․일본 등으로 전파됐다. 1980년대 이후 폭발적인 수요 증가로 생산량이 연평균 14%의 고속성장을 하고 있는 과일이다. 한때 우루과이라운드(UR)와 한․칠레 FTA협상 체결로 국내 키위 산업에 대한 불안감이 컸지만 골드키위 등의 소비확대에 따라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제스프리골드’가 도입되면서 철저한 품질 관리와 적극적인 소비자 홍보로 소비층이 확대되는 계기가 됐다. 특히 키위 열매는 딸기의 달콤함, 바나나의 고소함, 파인애플의 새콤함이 어우러진 독특한 맛과 함께 비타민 A․B․C․E․K가 풍부하고 엽산과 액티니딘(actinidin) 등 다양한 기능성은 물론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정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됐다.

제주도는 온난한 기후와 하우스 재배 등으로 타도에서 생산하는 키위보다 품질이 좋을 뿐만 아니라 생산량도 2배 가까이 많아 우리나라 키위 재배의 최적지로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키위 강국인 뉴질랜드의 ‘제스프리골드’ 키위가 우리나라에서 제주에서만 생산되고 있는 것이 이러한 환경적인 이점 때문이다. 로열티의 문제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우수한 품종을 재배해 농업인의 소득과 직결된다면 로열티 부담도 일부 감수해야 하리라 생각한다.

그렇다고 외국의 우수한 품종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 몇 해 전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제주 키위 품종인 ‘한라골드’와 ‘제시골드’를 농업인에게 공급해 일정 부분 국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다.

최근 수입량은 뉴질랜드산은 줄고 칠레나 이탈리아산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감소세다. 2011년 최고 3만t에 이르던 수입물량이 2013년도에는 2만t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국내 생산랑은 늘고 있다. 2013년의 경우 국내에서 1만9442t이 생산되면서, 수입물량 2만65t과의 격차가 불과 600여t으로 줄었다. 250억원 대의 제주 키위 총수입을 2배 이상 올리는 소득 과수로 육성하려고 하는 이유다.

앞으로 제주의 키위 산업이 세계 시장과 당당히 어깨를 견주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행 과제가 있다. 그 첫째는 품종 다양화와 차별화된 유통이다.

과거 그린 키위 일변도에서 수년 전부터는 골드 키위 일변도로 변하는 양상을 보여 왔다. 이에 농업기술원은 2010년에 과일이 크고 생산량도 기존 헤이워드보다 많은 ‘메가그린키위’를 그리스로부터 도입해 그동안 제주에서의 적응력과 특성 검증을 위한 농가실증시험과 농가 현장 컨설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골드윈 등 5종의 품질이 우수한 국내 유망 키위 유전자원 접수를 수집한데 이어 10종의 외국 우수 품종을 도입해 지역적응 시험과 함께 국산 품종 연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또 독농가와 공동 연구 사업으로 속 색깔이 다양한 고품질 키위 품종과 유전자를 도입해 제주의 키위 산업 발전에 기여할 방침이다.

두 번째로 생산자 조직 활성화와 6차 산업화다. 키위 강국 뉴질랜드도 1970~80년대에 위기상황도 있었으나 생산자 조합의 결성과 새기술 보급으로 세계 시장을 정복 한 사례에서 보듯이 제주에서도 강력한 생산자 조직을 구성해 힘을 합친다면 강한 시장 가격 교섭력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 본다.

여기에 키위 산학연 협력단을 구성, 컨설팅을 강화해 고품질 키위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하고, 가공과 체험을 결합한 6차 산업화로 키위 시장의 새로운 판도를 구상해 볼만하다. 제주 키위를 명품 소득과수로 정착하고 가치를 높이는데 민관은 물론 산학연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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