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벤처마루’는 제주의 신성장(新成長) 동력산업 육성을 위한 핵심시설이다. 지하 3층, 지상 10층 규모(연면적 1만4260㎡)의 최첨단식 건물로 지난 2009년 건립됐다. 여기에 투입된 사업비만 총 193억원에 달한다.
출범 당시 벤처마루에 대한 지역사회의 기대는 무척 컸다. 그러나 5년여가 흐른 지금 벤처마루는 ‘무늬만 벤처지구’로 전락(轉落)한 채 빛이 바랬다.
현재 벤처마루 입주 업체 26개 중 벤처기업은 고작 4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22개(85%)는 모두 일반기업들이다. 벤처기업이 집적(集積)돼야 상호 보완작용 등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벤처기업들이 입주를 꺼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IT 중심의 도시첨단산업단지가 오는 2018년까지 제주시 도남동 일원에 16만3535㎡ 규모로 조성될 계획이다. 벤처마루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터에 대규모의 첨단산업단지가 다시 들어선다니 반가움보다 걱정이 앞선다. 단지 건설에 투입되는 막대한 돈도 문제지만 벤처마루조차 채우지 못하는 입주 업체를 어디서 어떻게 유입할런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벤처마루에 있는 제주테크노파크(JTP) 등을 첨단산업단지로 옮기고 이 건물은 제주시청사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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