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주인의식과 자존감을 갖자
삶에 주인의식과 자존감을 갖자
  • 남진희
  • 승인 2015.0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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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회 신뢰 붕괴
무한경쟁 ‘군중 속 고독’ 심화
국가 행복지수도 최하위권

사람 귀하게 여겨야 행복사회
무엇보다 스스로 귀함 느껴야
바르게 사는 것도 중요


대한민국 사회가 이상해졌다. 길을 물으면 의심부터 한다. 휴대폰이 고장 나 휴대폰을 빌려달라고 하면 혹 국제전화를 하려는 건 아닌지 역시 의심하게 된다. 껌이라도 건네면 혹 이상한 약이라도 들어있지 않나 미심쩍다. 최근 어린이집 구타문제로 부모들이 CCTV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절대적으로 믿고 신뢰해야 하는 교사와 부모관계까지 의심?감시체계로 돼 것 같아 씁쓸하다.

1등만이 대접받는 사회, 적자생존과 무한경쟁 속에서 감정은 더욱 메말라졌고 군중 속의 외로움도 깊어졌다. 가정에서조차 대화는 실종됐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병적으로 스마트폰에 집착, 게임중독과 영혼 없는 댓글에 시간을 보낸다.

집과 가족은 있지만 마땅히 마음을 두고 의지할 데가 없는 게 사실이다. 서로 마주보고 대화하는 것보다 문자 의사소통에 익숙해져 버렸다. 심지어 바로 옆에 앉아서도 문자로 주고받는 어이없는 상황까지 연출되기도 한다. 이러한 삭막한 현실 속에서 국민의 행복지수가 높게 나올 리 없다. 대한민국이 OECD 가입 국가 중 행복지수가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인 셈이다.

국민소득이 겨우 1000달러인 키르기스스탄은 행복지수가 우리보다 훨씬 높다. 또한 인구100만도 안되는 작은 나라 부탄도 행복지수가 높기로 유명하다. 특히 부탄은 국민행복위원회를 만들어 행복중심의 경제발전을 꾀한 결과 98%에 달하는 국민들이 행복하다고 답했다.
물질적인 성장과 정신적인 성장이 상호 보강되도록 한 결과다.

두 나라 사람들은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존중하기 때문에 관계를 소중히 여긴다고 한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는 금언을 실천하며 돈으로 키 재기 하는 사람도 드물고, 권력을 가지고 남을 업신여기는 ‘진상’들도 보기 힘들다고 한다. 부모와 형제 관계는 물론 다른 친척과의 관계도 매우 긴밀하다. 

영국의 심리학자 로스웰(Rothwell)과 인생상담사 코언(Cohen)은 “행복은 인생관·적응력·유연성 등 개인적 특성을 나타내는 P(personal), 건강·돈·인간관계 등 생존조건을 가리키는 E(existence), 야망·자존심·기대·유머 등 고차원 상태를 의미하는 H(higher order) 등 3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이 3가지 가운데서도 생존조건인 E가 개인적 특성인 P보다 5배 더 중요하고, 고차원 상태인 H는 E보다 3배 더 중요하다고 했다. 결국 인간은 인간인 만큼, 행복은 개인적인 조건보다 사회적인 것에 많이 영향을 받는다는 말이 아닐까 한다.

최근 ‘갑질’ 논란이 불거져 나오고 있는 와중에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정중하게 커피를 주문하면 5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커피점이 생겼다. “안녕하세요? ○○씨, 맛있는 아메리카노 한 잔 주세요” 정중히 주문하니 활짝 웃는 직원들의 모습이 천사같다.

인사를 하고 상대의 이름을 부르며 주문하는 것은 특별한 행동이 아니라 극히 상식적인 매너다. 그런데 우리는 점점 상식적인 매너를 상실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상식적인 것이 회복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람과의 관계를 귀하게 여겨야 서로를 존중하게 되고 행복한 사회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를 귀하게 여기게 되는 토대는 자신을 먼저 귀하게 여기는 데서 나온다. 자신의 삶에 대한 주인의식과 자존감을 잃지 않고 정신적 가치에 대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 물질이 아닌 한 사람의 가치관과 세계관에 대한 존중이 서로가 동반될 때, 우리의 행복감은 증대될 수 있을 것이다.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바르게 사는 것이다. 나만 생각하는 이기심과 남의 불행을 공감하지 못하는 사고방식은 결국엔 나의 행복을 무너뜨리게 할 것이다. 결과보다는 삶의 과정을 중요시하는 사회적 풍토가 우리 사회에 하루빨리 정착돼야 하는 이유다. 지나친 경쟁보다는 따뜻한 배려가 더 강조되는 우리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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