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관광수입 통계가 기관별로 큰 차이를 보여 신뢰성 논란이 일고 있다. 기본적인 통계가 잘못되면 그에 따른 관련 정책 또한 부실(不實)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개선책이 요구된다.
제주도(관광협회)가 집계한 2013년도 관광수입은 총 6조5000억원. 이에 반해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자체 조사한 관광수입은 3조7000억원에 불과하다. 두 기관의 집계치가 무려 3조원 가까이 커다란 간극(間隙)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집계 방법의 차이에서 관광수입 통계가 다소 다를 수는 있다. 제주도의 경우 표본조사를 활용해 관광객(국적별) 1인당 지출액과 관광객수를 곱하는 방식이다. 반면에 한은 제주본부는 관광사업체 매출과 신용카드 이용액 등을 전수조사하는 방법을 따르고 있다.
양 기관 모두 조사방식에 따른 한계점은 어느 정도 인정한다. 도의 통계는 크루즈 관광객 증가 예측이 미흡하고 신용카드 등 기초자료 접근의 한계를 지닌다. 한국은행 역시 관광산업 이외의 산업은 제외되는가 하면 매출누락분(현금)이 미반영되어 있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몇 천억이면 모를까 배(倍)에 가까운 3조원이나 차이가 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일각에서 제주도의 통계와 관련 ‘실적을 너무 부풀린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통계 차이는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닐 것이다. 이를 기초로 지금까지 각종 정책을 펼쳐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실로 어이가 없을 정도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제주자치도가 관광수입 추계방법 개선에 나섰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도를 비롯해 한국은행과 제주발전연구원, 관광공사 및 관광협회 관계자들을 망라한 TF팀이 어떤 개선책을 내놓을지 그 결과가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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