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민들이 일궈낸 납읍초 살리기
제주시 애월읍 납읍리에 위치한 납읍초등학교 학생 수가 불과 20년만에 2배 이상 늘어 눈길을 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줄어드는 학생 수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소규모 학교 살리기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이례적 현상이다. 이 같은 성과 뒤에는 마을 주민들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다.
11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납읍초 학생은 한때 350명을 웃돌았지만 이촌향도 현상이 심화되며 점점 그 수가 줄었다. 결국 1996년에는 전교생이 52명으로까지 떨어져 학교 통폐합의 가능성이 제기되는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주민들은 학교가 사라지면 마을도 사라진다는 절박감에 자발적으로 학교살리기 운동을 펴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1997년 19가구, 2002년 13가구, 2012년 24가구 등 3차에 걸쳐 임대 주택을 건설해 이주민들에게 공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임대 주택 건설은 지자체에서 지원받은 6억원과 마을 주민 및 출향 인사들이 전달한 성금 21억원 등으로 진행했다.
학생 유입을 위한 마을 주민들의 적극적인 노력은 빛을 발해 현재 납읍초 전교생을 138명으로 늘리는 성과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 교육계 안팎에서는 “마을 주민 등의 노력으로 이주민과 학생 수가 늘며 학교 통폐합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교육 내실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도교육청은 오는 12일 납읍초에서 작은학교 살리기 사업 유공 지역 주민 김태수, 홍성봉, 양의철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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