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휴대전화 소지하고 다녀

속보=지난달 26일 발생한 40대 여성 시신 유기 사건의 피의자가 닷새에 걸쳐 시신을 유기한 데다 여성이 살아있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40대 여성 시신 유기 사건에 대한 현장검증이 11일 오후 제주시 해안동 해안교차로 인근 애조로 일대에서 진행됐다.
이날 현장검증은 피의자인 신모(46)씨가 A(41·여)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폭행해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하는 과정까지 재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신씨는 마스크와 파란색 점퍼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검은 바지, 슬리퍼 차림으로 형사들에게 이끌려 나타나 마네킹을 이용해 태연하게 범행을 재연했다.
신씨는 지난달 26일 오전 4시께 해안교차로 서측 1km 지점 애조로 갓길에 자신의 트럭을 세운 뒤 A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차량 밖으로 끌어내려 재차 폭행해 목 졸라 살해했다.
이후 살해 장소에서 2km 떨어진 도근천 다리 가드레일 옆에 시신을 버리고 집으로 돌아가 출근까지 한 신씨는 아침에 다시 현장을 찾아 시신을 다리 밑으로 옮겼다.
신씨는 다음 날인 28일 오후 8시30분께 시신을 덮기 위한 흙 6포대를 다리 밑에 놔뒀고, 이튿날 오전 7시께 재차 현장을 찾아 시신 위에 흙을 덮었다.
그는 또 이날 오후 8시30분께 흙 14포대를 준비해 갖다 놓은 뒤 다시 하루가 지난 30일 오전 7시께 흙을 꺼내 시신을 완전히 은폐했다.
시신을 완전히 은폐하기 위해 A씨를 살해한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무려 5일간 6차례나 도근천 다리를 찾은 것이다.
특히 신씨는 범행 당시 입었던 옷을 모두 태우는가 하면 여성이 살아있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오태욱 제주지방경찰청 아동청소년계장은 “말다툼을 벌이다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하고 신씨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씨는 지난달 26일 오전 4시께 해안교차로 인근 애조로에서 A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다리 밑에 흙으로 덮어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