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제주도는 심란하다”
“지금 제주도는 심란하다”
  • 장정애
  • 승인 2015.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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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주인 도민들

밀려드는 관광객 자본에 불안

예속된 원주민 전락 우려 등

 

제주의 모든 것 ‘도민 중심’

머리 맞대 모델 찾기 나서야

유익함과 지속가능성 지향

 

제주도의 주인은 도민이다. 그러므로 제주도민은 제주도의 주인된 권리 즉 주권(主權)을 누려야 한다. 제주도민은 주인의 권리를 즐기며 그것을 넉넉히 향유할 뿐만 아니라 주권신장을 위해 노력하게 마련이다. 이는 불변의 진리이다. 제주도는 제주도민이 애정을 가지고 지켜온 “나의 사랑하는 고향이요, 우리 땅이다” 그런데 작금의 상황은 제주의 주인인 제주도민이 주인의식을 느끼기보다는, 미래에도 과연 제주도의 주인으로 남아있을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해 있다.

밀려드는 중국 관광객은 분명 반가운 손님이다. 그러나 그들이 고성으로 잡담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제주도민들의 귀는 피곤하다. 중국을 비롯한 외부자본이 제주 개발과 지역 세수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난개발로 인하여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한라산이 유린당하는 것을 보는 도민들의 가슴은 아프고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다. 거대 시설 뿐 아니라 동네상권까지 중국인들이 매입하여 이질적인 문화들이 지역문화와 생활을 압도하는 것은 보는 도민들은 피해의식과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는 분명히 제주도판 글로벌 관광시대의 부작용과 고난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단지 그 시작을 우리는 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제주오름의 정상에 올라 눈앞에 펼쳐진 제주도의 파노라마와 같은 자태와 태평양과 한라산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어 본 경험이 있는가? 만일 그렇다면 알 것이다. 제주도의 아름다움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우리는 제주를 사랑한다. 그래서 제주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이익추구를 위한 세속적인 거래와 타협하지 않고 손해를 감수할 만큼 희생과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런 제주도민들이 지금 불안해하고 있다. 언젠가 하와이의 원주민처럼 제주도민이 중국인들의 뒤치다꺼리나 하는 허드레 일꾼으로 전락하지나 않을까? 제주도민이 이방인과 여행객들을 위한 여흥이나 쇼에 나와 원하지도 않는 춤을 추면서 비위를 맞춰야하는 원주민 엔터테이너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가? 중국 상권에 예속된 원주민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 등이 그것이다.

제주의 개발과 사업은 그것이 무엇이건 간에 ‘제주의 주인인’ 제주도민의 주권신장과 삶에 유익하고 지속가능한 모델이어야 한다. 이제 그 구체적인 대안을 민·관·학·산, 우리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찾아야 한다. 더 이상 미룰 수가 없다.

우리가 앞으로 모색해야 할 영역은 1?2?3차산업 가운데 1차산업을 배제해선 안된다. 우리는 제주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미래 산업이 바로 농업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그것은 청정 제주가 자부심과 함께 내놓을 수 있는 유기농 농업이다.

2?3차 산업에 비하여 농업이 천대 받는 현실을 더 이상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농업이야말로 천혜의 청정 제주가 자신만만하게 공급할 수 있는 가장 경쟁력이 강한 미래산업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제주 농업의 미래비전을 제시해본다면 첫째는 제주지역특산 농산물에서 활로를 찾기다. 둘째는 친환경 유기농 농업으로 특화해야한다는 점이다. 셋째, 고품질을 추구해야 하고 넷째, 기술과 연구개발로 혁신해야 한다. 다섯째는 수출과 마케팅에서 글로벌 농업의 문을 열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제주지역의 유능한 농민들이 혁신적인 시도로 성공을 거두어 작지만 강한 농업인 이른바 강소농(强小農) 농업 CEO로서 개가를 올린 성공적 사례를 적지 않게 알고 있다.

그런데 제주인의 생명산업이자 젖줄이었던 감귤농업이 신음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농민들은 감귤을 나무에서 따지도 못하고 이 추운 겨울날, 나무에 아직도 매달린 채 찬바람을 맞고 있는 감귤을, 집밖으로 나간 자식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안타깝게 바라보며 우울하게 체념하고 있다.

그런데도 도정은 도의회와 소모적인 예산 관련 신경전을 벌이면서 농민의 아픔을 외면하고 있다. 지금 제주도는 심란하다. 그 제주의 심란함에 제주도정도 일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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