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 국제자유도시 출범 이후 제주특별자치도는 1%의 한계 극복을 위해서는 자본유치를 통한 개발이 필요하다며 투자진흥지구제도, 부동산투자 이민제, 수도권 이전기업 지원, 골프장, 별장 등에 대한 각종 세제 감면, 원스톱 허가시스템 등의 진흥책을 도입했다. 또한, 도는 관광 인프라 구축과 여행사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회의와 관광객 유치에도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이제는 곶자왈 지대와 공동목장을 비롯해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인근 중산간까지 개발할 땅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골프장, 숙박시설, 관광지구개발과 관광시설물로 관광개발이 가속화 됐다. 이제는 중국자본까지 무섭게 몰려오면서 중국의 식민지가 되지 않을까 도민들이 우려할 만큼 제주는 세종시와 함께 국내외 부동산 투자자들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곳이 됐다.
그리고 제주는 2013년 관광객 1000만명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35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해 1200만명이 입도했다. 이같은 증가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고 원희룡 지사의 말처럼 신공항 등 공항인프라만 잘 돼도 관광객 1500만명, 2000만명 돌파는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제주에는 2013년 1만명이 넘게 유입된데 이어 지난해에는 무려 1만2000명이 유입, 인구 62만명이 됐다. 읍·면지역에 빈집은 이미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신도심 등에 주택을 지으면 날개 달린 듯 팔린다. 아파트 가격과 개인주택까지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요즘 제주는 활기가 넘치고 관광객이 급증하고, 인구가 크게 유입되고, 국내외 자본이 몰려들고, 관광개발이 가속화되면서 국제자유도시와 제주특별자치도가 매우 성공적인 것처럼 보인다. 제주지역 총생산도(GRDP) 2013년도 기준 13조1000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이러한 관광개발이, 국제자유도시 개발이 누구를 위한 개발인지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관광개발과 국제자유도시 개발로 도민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소득이 증가하고 도민의 삶의 질과 행복지수가 과연 증가했는가?
특급호텔 등 대규모 외지자본에 의한 외부로의 경제유출이 심하다.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일부 중국 화교 자본만의 리그로 전략했다며 관광업계와 중·소상인들은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관광객 증가에 따른 반대급부는 롯데, 신라를 비롯한 외국인면세점, JDC의 내국인면세점, 도내 대형 마트 등으로 흘러가고 있다. 한마디로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벌고 있다.
관광개발 정책에 따른 조세감면과 도민의 혈세 투입, 도민들은 교통 혼잡과 위화감을 감수해 왔지만 도민들에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도민들에게 돌아온 것은 쓰레기와 저임금과 고용불안의 비정규 일자리, 식당 등에서 조금의 ‘떡고물’, 집 없는 서민들 전세값 상승 폭탄, 땅 갖은 도민들에게는 나도 땅을 팔아볼까 하는 유혹이다.
요즘은 면세사업을 놓고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관광객들의 급부를 챙기기 위한 정부의 대표적인 특혜사업인 면세점사업에 제주관광공사, JDC 뿐만아니라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도 눈독을 들이며 경쟁이 치열하다. 더욱이 통탄스러운 일은 카지노 감독기구와 세금관련 제도개선이 마련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도내 카지노가 매각돼 중국자본에 변칙적인 대규모 외국인카지노 시설로 탈바꿈하게 된 것이다. 이러고도 아무런 죄의식과 문제인식을 못 느끼는 제주도 당국과 JDC를 보면 한심스러워 할 말을 잊는다.
자본의 노리게 감으로 전락하는 개발은 안된다. 이제 제주도민 모두는 지금의 관광개발이 누구를 위한 관광개발이고 누구를 위한 국제자유도시인지 냉정하게 되돌아 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