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최저치 경신을 거듭하고 있다. 급기야 지난 1월 27일의 리얼미터 조사에선 29.7%로 집권 후 처음 20%대로 떨어졌다. 역대 최저치 기록이다.
지지율이 급전직하(急轉直下)한 원인에 대해선 여러 이유가 나돈다. 그 중에서도 ‘인적 쇄신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청와대가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란 분석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감한다. 즉, 박 대통령의 ‘불통(不通)의 리더십’이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는 뜻이다.
1월 마지막 날, 군 당국이 강정마을에서 감행한 야만스러운 행정대집행도 결국 ‘불통’의 소산(所産)이다. 해군측은 주민동의를 전제로 군 관사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누차 공언해왔지만 감언이설(甘言利說)에 지나지 않았다. 때문에 주민들은 물론 각종 약속을 했던 원희룡 지사의 리더십도 큰 상처를 입었다.
이런 점에서 최근 제주지방경찰청이 보여준 모습은 아주 대조적이다. 경찰은 출입 통제 시스템이 ‘갑질’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본보의 지적(2월3일)과 관련 즉각적인 개선 대책을 내놨다. 본보는 이날 1면 보도를 통해 민원인과 소통을 강조하는 경찰이 각 출입문마다 지문(指紋)인식통제시스템을 운영, 민원인의 접근을 통제해 결과적으로 경찰의 권위를 높이는 ‘갑질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경찰은 즉각 회의를 열고 ‘민원인이 많은 평일 주간 시간대에는 지문인식기를 거치지 않아도 되도록 모든 출입문을 개방하고, 주말과 야간 시간대에만 지문인식기를 운영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단 하룻 만에 이뤄진 발 빠른 조치였다.
‘소통(疏通)’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다. 막힘이 없이 잘 통하면 그만이다. 잘못이 있다면 이를 인정하고 개선해 나가는 게 바로 소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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