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지 무단 잠식 이대로 방치할건가
초지 무단 잠식 이대로 방치할건가
  • 제주매일
  • 승인 2015.02.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몇년 전, 농촌진흥청 난지농업연구소가 제주지역 초지(草地)의 경제적 가치를 조사 분석한 적이 있었다. 그 결과 제주초지의 다원적 기능가치는 연간 약 4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다원적(多元的) 기능이란 본래의 조사료(풀사료) 생산 이외에 토양침식 및 홍수 방지, 축산분뇨처리와 대기정화 기능 등 환경을 보호하는 순기능을 말한다. 여기엔 관광과 휴양, 정서함양 등과 같은 사회문화적 기능도 포함된다. 조사 당시 제주초지의 다원적 기능가치 평가액은 조사료생산 760억원을 비롯해 환경보존기능 715억원, 사회문화적 기능 2725억원이었다.

 보도에 의하면 최근 초지가 무단으로 경작지로 이용되는 등 불법(不法)전용 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 관내만 하더라도 지난해 9월~10월 조사한 결과 227㏊의 초지가 농경지로 불법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제주시 전체 초지(9193㏊)의 2.5%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불법전용 사례를 보면 콩이 152㏊(93건)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조경수잔디(24㏊, 46건)와 감자(7㏊, 12건) 등이 뒤를 이었다. 초지를 무단 잠식해 농경지로 사용하는 데는 ‘솜방망이 처벌’도 원인으로 작용한다. 현재 제주시는 불법전용 초지에 대해 고발 조치를 하되 일정 요건을 갖추면 사후 전용허가를 내주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행위들이 각종 부작용(副作用)을 양산한다는 점이다. 초지 잠식으로 인한 축산업 기반 위축은 물론 생산량을 예측?조절하지 못해 월동채소 수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홍수 방지 및 대기정화 등의 환경보호 기능 상실이다. 관광과 휴양 등에도 악(惡)영향을 끼칠 게 뻔하다. 초지 무단잠식을 가볍게 바라봐선 안될 이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