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찰 아동학대 전수조사 ‘부실’ 우려
제주경찰 아동학대 전수조사 ‘부실’ 우려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5.0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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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로 조사 인력 대거 교체
CCTV도 최근 5일치만 확인
전문가·학부모 회의적 ‘반응’

전국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어린이집 아동학대 피해 실태 파악을 위한 제주경찰의 전수조사가 부실하게 진행될 우려를 낳고 있다.

경찰 인사로 전수조사에 나섰던 인력이 대거 교체된 데다 최근 5일치 분량의 폐쇄회로(CC)TV 동영상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도내 3개 경찰서 여성청소년과에 아동학대 전담팀을 설치, 행정시와 교육청 등의 협조를 받아 지난달 16일부터 아동학대 피해 실태 전수조사에 나서고 있다.

이번 전수조사는 아동 학대를 막기 위해 경찰청이 내놓은 대책에 따른 것으로, 도내 전체 어린이집 598곳·유치원 112곳 등 모두 710곳을 대상으로 오는 15일까지 이뤄진다.

경찰은 이에 따라 현재까지 어린이집 239곳·유치원 91곳 등 모두 330곳(46.5%)에 대한 전수조사를 마친 상태다.

그러나 경찰 인사로 전수조사에 나섰던 인력이 대거 교체돼 업무 연속성이 떨어지는 데다 최근 5일치 분량의 CCTV 동영상을 확인하는 수준이어서 피해 실태를 소상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2일자로 단행된 전보 인사를 통해 아동학대 전담팀을 지휘하던 제주지방경찰청 담당 계장이 자리를 옮겼으며, 제주동·서부경찰서·서귀포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직원들도 상당수 교체됐다.

특히 경찰은 어린이집·유치원에서 최근 5일치 분량의 CCTV 동영상만을 확인하고 있어 아동·보육 전문가는 물론 학부모들까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경찰청에서 업무 방해를 막기 위해 시설 당 1시간 이내로 조사를 마치라는 지침을 내린 데다 CCTV가 없는 경우 사실상 피해 실태를 확인할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네 살배기 딸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직장인 양모(37·여·제주시 이도2동)씨는 “전담 인력이 교체되면 업무의 연속성이 떨어지는 게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고 우려했다.

김모(33·여·제주시 연동)씨도 “최근 5일치 분량의 CCTV 동영상만을 확인할 게 아니라 최소한 6개월 분량은 조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형식적인 전수조사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번 전수조사가 적발·단속 보다는 재발 방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실질적으로 아동학대 피해 실태가 드러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정기 인사로 일부 전담 직원들이 교체됐지만 교육 등을 통한 빠른 업무 숙지로 연속성은 유지되고 있다”며 “점심·휴식 시간 등 취약 시간대를 중심으로 CCTV 동영상을 확인하는 것은 물론 아동학대 예방 교육도 함께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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