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주지역 중소기업의 설 자금사정은 작년보다 소폭 개선됐지만, 절반 가까이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 제주지역본부(본부장 정경은)는 도내 중소 제조업체 50개 사를 대상으로 ‘설 자금 수요조사’를 한 결과, 38.3%가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답했다고 4일 밝혔다. 작년 설과 비교하면 자금사정이 원활하다는 업체는 3.6%포인트 증가한 반면, 곤란하다는 업체는 1.3%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자금사정이 곤란한 이유(복수응답)로 매출감소(66.7%)라고 답한 기업이 가장 많았고, 판매대금 회수지연(27.8%)과 납품단가 인하(27.8%), 금융권 대출 곤란(27.8%) 등이 뒤따랐다.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어려운 점이 있다고 답한 업체(15.2%)가 원활하다고 한 업체(10.8%)보다 많았다. 작년보다 곤란하다고 응답한 기업이 10.8%포인트 줄어 자금조달 상황이 다소 호전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기관과 거래 시 어려운 점(복수응답)으로는 부동산 담보 요구(39.5%)와 재무제표 위주의 대출관행(36.8%)을 주로 꼽았다. 다음으로 높은 금리(23.7%), 보증서 요구(15.8%), 신규대출 기피(13.2%), 대출연장 기피(2.6%) 등이라고 답했다.
금융권의 부동산 담보 요구 관행이 여전해 담보여력이 부족한 소상공인과 소기업에 큰 부담이 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의 대출관행은 매출액 규모가 작거나 일시적 매출부진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게는 자금조달 과정에서 애로로 작용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설 명절에 필요한 금액은 평균 1억89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부족한 금액은 3470만원으로, 부족률은 18.3%를 나타났다.
부족한 설 자금은 납품대금 조기회수(38.9%), 금융기관 차입(33.3%), 결제연기(22.2%) 등을 통해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직원에게 설 상여금을 줄 계획이 있는 업체는 70.2%로, 작년(71.7%)과 비슷했다. 이번 설 휴무일수는 주말 포함 5일(72.3%)이라고 답한 기업이 가장 많았고, 이어 4일(2.1%), 3일(17.0%), 6일 이상(4.3%) 순이었다.
제주지역본부 정경은 본부장은 “전반적으로 중소기업의 설 자금사정이 작년보다 소폭 개선됐지만, 자금쏠림 현상을 줄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금융당국은 금융권의 중소기업 금리적용 적정성에 대해 점검해야 하며, 중소기업이 대출 외 다른 어려움은 없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