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때릴만해서 때렸다?”
“가정폭력, 때릴만해서 때렸다?”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5.0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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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가원 실태조사
응답자 75% “피해자 책임”
피해자 56% “그냥 참는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원장 현혜순, 이하 여가원)이 진행한 가정폭력 실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대부분이 피해자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답했다.

여가원은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도내 만 19세 이상 남녀 도민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와 가정폭력 관련 종사자 및 피해 경험자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면접 결과를 분석한 ‘2014 제주특별자치도 여성·가족실태조사’를 4일 내놨다.

이에 따르면 가정폭력의 원인을 ▲폭력에 대한 태도 ▲관계적 원인 ▲경제적 원인 ▲피해자 원인 등으로 나눴을 때 전체 조사대상자의 75.7%(2269명)가 ‘피해자 탓’이라고 응답했다.

가정폭력 피해자들은 아버지로부터의 폭행 경험이 35.7%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배우자로부터(24.7%)였다.

특히 여성 피해자들은 배우자에게서 가장 많은 폭력을 경험(33.5%)했고, 남성 피해자들은 절반 이상인 53.9%가 아버지에게서 가정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초 피해연령의 경우 아동기(7~13세)가 53.0%로 가장 많았고 성인(20~64세) 27.9%, 청소년기(11~19세) 11.0%였다. 유아기(1~6세)에 가정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경험도 6.5%로 조사됐고 65세 이상 노년기에 폭력 피해를 경험했다는 응답도 1.6%로 조사됐다.

가정폭력 피해자들은 폭력 당시 ‘그냥 맞으면서 참음’이 56.0%로 가장 많았고, 장애인(66.7%)이 비장애인(55.5%)보다 더 높았다.

이와 함께 가정 폭력 피해자들이 폭력을 당한 후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는 ‘신고해도 소용 없을 것 같아서’라는 응답이 27.1%로 가장 높았고 ‘집안 일이 알려지는 것이 창피해서’라는 응답도 23.6%에 달했다.

여가원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가정폭력 관련 정책 홍보 확대 ▲대상별 가정폭력예방교육 확대 ▲가족치료 프로그램 지원 확대 ▲맞춤형 보호지원 및 동반 아동지원 ▲피해자 비밀보장 강화 ▲가정폭력 통합 시스템 구축 및 지원 시스템 강화 ▲가종폭력 관련 기관 운영 내실화 ▲경찰 현장대응과 사법처리 강화 ▲가해자 교정치료 프로그램 지원 확대 등을 정책방향으로 제시했다.

문의=064-710-4973(제주여성가족연구원 정책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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