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한라봉과 천혜향 등 만감류의 미국 수출길이 열렸다.
그러나 수출을 위한 침지(물에 담금) 살균과 선별 과정에서 부패와 상품성 저하 등의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실제 수출까지는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농협 제주지역본부(본부장 강덕재)는 한국산 한라봉과 천혜향 생과실의 미국 수출 검역협상이 최종 타결돼 지난 2일부터 수출이 가능해졌다고 3일 밝혔다.
한?미 양국은 2011년부터 한라봉과 천혜향 미국 수출에 따른 검역협상을 시작해 4년간의 마라톤 협상을 진행했다.
그 동안 검역조건 등을 놓고 협상을 벌인 끝에 미국농무부 동식물위생검사청(APHIS)은 지난달 30일자 연방관보를 통해 한라봉과 천혜향의 수입을 허용하는 연방규정 개정을 최종 발표했다.
우리 농림축산검역본부도 미국의 연방규정 발효에 맞춰 ‘한국산 감귤류 생과실의 미국 수출검역요령’을 개정, 2일부터 시행함에 따라 대미 수출을 위한 모든 법적인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제주농협은 오는 25일을 전후해 한라봉을 시범수출할 계획으로 서귀포농협과 중문농협 관내 희망농가를 대상으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수출 한라봉의 살균처리 과정에서 부패과 발생과 상품성 저하 등의 문제가 애로사항으로 부각되고 있다.
미국 측은 궤양병과 더뎅이병 차단을 위해 수입 한라봉의 경우 노지감귤과 같은 방법으로 표면을 살균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차아염소산나트륨’을 희석한 물에 한라봉을 담가 수분간 소독해야 수출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럴 경우 한라봉 열매의 꼭지 부분에 소독수가 남아 부패할 우려가 높다는 게 농가들의 주장이다. 또 껍질이 단단하지 않아서 침지 소독과정에서 열매 속으로 물이 스며들어 부패를 앞당길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분을 건조하기 위해 선과기를 이용할 경우 열매 표면에 상처가 생겨 수출과정에서 변색이 될 경우 상품성이 크게 떨어지는 문제도 우려되고 있다.
결국 선과과정에서 우려되는 이런 문제점들을 해소하지 않을 경우 본격적인 한라봉 수출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제주농협 관계자는 “일단 시범수출 한라봉은 세척 살균을 한 후 수작업으로 건조시킨 후 포장할 계획”이라며 “예상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실증시험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