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면세점 제주시내 진출 우려의 이유
롯데 면세점 제주시내 진출 우려의 이유
  • 제주매일
  • 승인 2015.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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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규진 제주교통연구소장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내 롯데호텔에 있는 롯데면세점이 제주시내 연동에 있는 롯데 시티호텔로 이전하는 계획을 관세청에 제출했다고 한다.

지역균형발전 부분은 차치하더라도 지금도 혼잡한 한라병원 사거리가 교통지옥으로 변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도령로는 차량속도가 첨두시간대에는 시간당 7km이고 일일평균 27km에 불과하다. 또한 도내 도로 중 가장 혼잡하고 교통서비스 수준도 가장 낮은 F등급으로 출·퇴근시간에는 차량이 신광로터리까지 정체되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실이 이러한데 롯데면세점이 이전할 경우 신라면세점에서 보듯이 주변 교통 혼잡으로 인한 도민들의 불편은 더욱더 가중될 것이다. 필자의 이러한 우려는 도민들의 생각과 큰 차이가 없으리라 생각된다.

이러한 우려가 상존하는 현실에서 필자는 롯데 측에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첫째, 지난해 신라면세점의 경우, 면세점을 이용하는 버스가 일일평균을 기준으로 1월에 42대, 3월에 67대, 5월에 113대, 7월에 141대, 8월에 160대, 9월에 137대, 11월에 83대로 최대 하루 160대의 버스가 면세점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단순 비교를 해도 롯데면세점이 롯데시티호텔로 이전할 경우 일일 160대의 버스가 통행을 해야 되는데 현재의 도로 여건으로 수용 가능 한 것인지 답을 주어야 할 것이다.

둘째, 면세점 전용으로 설계돼 있지 않은 현 호텔시설을 변경하지 않고 면세점을 찾는 여행객들을 수송하는 전세버스가 동시에 20대 이상 진입 시 대기차선 및 승·하차 공간이 확보돼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셋째, 버스 출입이 주변 차량흐름을 방해하지 않고 가능한가 하는 점도 의문이다.

넷째, 버스 주차장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는지, 다섯째, 크루즈가 입항해 면세점을 이용하는 시간이 오후 3~6시 사이인데 주변 남녕고등학교와 신광초등학교 학생들의 통학로의 안전을 어떻게 확보 할 것인지도 심각한 문제 중 하나다.

여섯째, 교통 혼잡 등으로 피해를 입을 주변 지역 주민들의 주차편의를 위해 면세점 측이 할 수 있는 조치가 어떤 것인지도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예상되는 교통대란에 대한 적절한 대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큰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예상된다.

특히 드림타워 문제로 노형로터리의 혼잡에 대한 도민 여론이 대단히 부정적인 시점에서 롯데 시티호텔에 면세점이 들어올 경우 교통 혼잡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도민들이 온전히 떠안아야 되는 상황에 대한 대안도 롯데 측은 반드시 제시해야 할 것이다.

행정당국에서도 면세점이 입점해 운영된 이후 붉거지는 교통 문제에 접근하는 것보다 선제적으로 문제 해결 방안을 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도민들의 우려에 대한 납득할만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행정에서 할 수 있는 적법한 수단을 사용해 교통대란 해소에 대한 대책을 요구해야 한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차량등록대수가 40만대를 향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차량은 해마다 증가하는데 시내 도로는 심한 동맥경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람도 혈관에 이상이 있으면 생명과 직결된 문제기에 바로 병원을 찾는다. 마찬가지로 공공이 이용하는 도로도 정체를 유발하는 요인을 파악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결해 줘야 만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한정된 도로여건을 무시하고 엄청난 교통 혼잡을 유발하는 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알면서도 수수방관하는 것은 행정으로서 일종의 직무유기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롯데 시티호텔이 면세점 입점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교통 혼잡 문제를 해소할 특단의 대책을 준비하고, 이에 앞서 분명한 입장을 도민들에게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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