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권력의 야만…元 도정에겐 남의 일”
“공권력의 야만…元 도정에겐 남의 일”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5.0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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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회·시민단체 회견
軍 관사 행정대집행 강행 비판
“더 많은 희생 불구 끝까지 투쟁”
▲ 2일 강정마을회와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가 군 관사 건설 현장 출입구에서 농성천막 행정대집행을 강행한 것에 대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회와 시민단체가 해군 아파트 앞 농성장에 대한 행정대집행이 강행된 것과 관련해 국방부와 경찰을 강력히 규탄, 공식적인 사과와 경찰에 연행된 이들의 전원 석방을 요구했다.

강정마을회와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는 2일 강정 마을 내 해군 아파트 건설 현장 출입구 앞에서 ‘강정마을 군관사 농성장에 대한 야만적인 행정대집행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31일 국방부가 용역을 동원해 강정마을 해군기지 군관사 앞 농성장을 강제철거하는 과정에서 강정 주민을 비롯한 4명이 병원에 실려 갔으며, 24명이 연행됐다”며 “국방부와 해군, 경찰 그리고 동원된 용역이 이번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보여준 것은 국가공권력의 이름으로 자행된 야만과 폭력뿐”이라고 분노했다.

특히 이들은 “공권력은 연행된 24명 모두를 석방해주기로 약속했는데 현재 4명은 아직도 못 나오고 있으며, 구속될 위기에 처했다”며 전원 석방을 강력히 요청했다.

또 이들은 “이미 수차례 밝히고 다짐했듯이 우리는 강정마을 한복판 해군기지 군관사 건설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고 더 견고한 망루를 쌓고 더 많은 사람이 연행되고 더 많은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끝까지 싸워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찰 역시 편파적으로 공권력을 휘둘렀다. 당일 경찰의 모습은 갈등을 중재하고 폭력을 예방하는 본연의 임무에서 벗어난 것”이라며 “야간까지 이어진 망루 진압과정에서 충분한 안전장치 없이 감행돼 주민들이 안전매트리스가 불출분하다고 지적했지만 이러한 대책 없이 망루 진입을 시도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원희룡 도정이 보여준 태도는 매우 실망스러운 것이었다”며 “제주 도민인 강정주민들이 용역 등에 짓 밝히는데도 갈등의 중재는커녕 남의 일처럼 수수방관하는 모습만 보였다”고 개탄하기도 했다.

조경철 강정마을회장은 진상조사 수용 여부에 대해 “제주도가 제안한 해군기지 진상규명과 정신건강실태조사는 물 건너갔다”며 “다른 회장이 오면 모를까 이 안건을 다시 상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회장은 “마을 주민 편에 서서 노력을 하겠다던 경찰이 행정대집행을 하는 것을 보면서 또 속았다고 생각했다”며 “10년, 100년, 1000년이 될지도 모르지만 해군과 원수로 지내면서 계속 싸워나가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홍기룡 제주군사기지저지범대위원장은 “마을 공동체가 파괴되고 주민이 끌려 나가고 폭행당하고 있었을 때 원희룡 도지사는 제주도민을 버리고 제주를 떠났다(일본 출장 중)”며 “모든 것을 다해줄 것처럼 말해온 원희룡 도지사가 강정에 한 것은 하나도 없다”며 말뿐이라고 탄식했다.

한편, 국방부는 지난 1일부터 군관사 건설 공사가 중단된 지 100일 만에 굴착기 등을 현장에 동원해 부지 평탄 작업을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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