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반대측 - 해군 ‘충돌’
조경철 마을회장 등 24명 연행
공사장 출입구 인근 펜스 설치

또 다시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 등 반대측과 해군간의 충돌이 14시간여 동안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조경철 강정마을회장과 고권일 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신부와 수녀 등 24명이 경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았으며, 12명만 풀려났다.
국방부는 지난달 31일 오전 7시25분부터 오후 9시까지 서귀포시 대천동 강정마을 해군 아파트(군관사) 건설 현장 앞에서 농성 천막과 차량 등을 강제로 철거하기 위한 행정대집행을 강행했다.
이날 김희석 집행관(소령)은 행정대집행에 앞서 “행정대집행법에 따라 군관사 건설현장 앞에서 무단으로 설치된 불법 방해물을 철거하려 한다”는 경고 방송을 했다.
강정주민과 반대활동가 등은 전날 밤(30일) 농성장 주변에 나무와 철조망으로 쌓은 방어 시설과 쇠파이프를 연결한 5m 높이의 망루도 만들었으며, 100여 명이 현장을 지키며 강제 철거 저지에 나섰다.
조경철 강정마을회장 등 10여명은 이날 이른 새벽부터 망루에 올라 행정대집행 세력의 진입을 물리적으로 저지하기 위해 쇠사슬을 몸에 묶고 강력히 저항했다.
국방부는 강제 철거에 앞서 설득에 나서는 듯 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다른 지역에서 동원한 용역팀 100여 명을 곧바로 투입했다.
행정대집행은 용역팀이 반대측과 몸싸움을 통해 한 명씩 끌어냈고, 나무 방어 시설과 철조망을 철거하는 작업으로 시행됐다.
경찰 병력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오후 1시 10분께 행정대집행에 투입, 나무와 철망으로 쌓은 방어 시설로 들어서자 반대측과 격렬한 몸싸움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주민 등 10여 명이 고통을 호소하는 등 부상자가 속출하며 119가 출동하기도 했다.
국방부 행정대집행은 부상자가 나오자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며 이어졌다.
오후 2시30분께 농성 천막 주변을 지키려던 주민과 활동가들은 끌려나갔고 천막도 철거됐다.
경찰과 용역팀은 망루와 차량에 대한 철거 작업에 돌입해 3명을 끌어내렸고, 나머지 8명은 망루 위에서 극렬하게 저항했다.
이러한 대치 상황은 오후 8시께 강우일 주교가 현장을 방문해 망루 위에 있는 조경철 회장 등을 만난 뒤 경찰과 면담, 50분 후쯤 망루 위에 있던 이들이 모두 내려오면서 14시간여 동안 지속됐던 행정대집행은 끝이 났다.
한편, 해군 측은 별도로 반대 측이 막았던 공사장 출입구 주변에 도로와 맞닿는 곳까지 펜스를 설치, 인근에 농성 천막 등을 만들지 못하도록 작업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