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회자되는 용어 중 ‘세대 간 경쟁’ 이라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용어를 ‘일자리’에 빗대어. 풀이해 보자면 20대와 50대가 하나의 일자리를 두고, 서로 차지하기 위해 경쟁한다는 것이다. 즉 ‘세대 간 경쟁’이라는 것은 20대는 나이 든 50대가 좋은 일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취업이 어렵다고 생각하고, 50대는 명예퇴직, 조기퇴직 등으로 생계를 위해 20대가 일하는 아르바이트 자리까지 넘봐야 하는 현실을 집약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용어다.
한 사회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서로 뺏고 뺏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저성장 시대, 무한경쟁시대가 도래하면서 부터는 이러한 경쟁에 참여하지 않는 자를 오히려 시대 흐름에 무감각한 사람으로 치부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시각을 달리한다면 ‘한정된 자원’ 자체의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기존의 일자리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음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쉽지 않은 일이긴 하나,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새로운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그것의 시작에는 청년시대의 창의력이 전제가 돼야 한다고 본다. 새로운 시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함으로써, 새로운 일의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그런 노력을 통해 일자리의 범위가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창의력을 발휘하고자 하는 청년시대에 대해 우리사회는 어떤 시각과 태도를 가지고 있는가. 필자는 이에 대한 답을 청년들의 입을 통해 직접 들어보고자 자리를 마련한 바 있다.
지난 22일 개최된 ‘제주 청년 정책수요 수렴을 위한 청년정담회(靑年情談會)’가 그것이다. 이날 정담회에서 청년들은 ‘아니나 다를 까’ 기성세대의 이중적 태도를 지적하는 의견을 보였다.
새로운 도전을 하라고 격려하면서도 새로운 도전을 기획하면 그것의 무모함을 강조하며 기존의 선택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즉 젊은 세대의 패기 없음을 지적하면서 오래 고민한 사업 아이템으로 창업이라도 할라치면 “그게 뜻대로 되겠냐”며 공무원시험을 권하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할 수 있다고 격려하고 도움이 되는 길을 알려주는 ‘어른’들이 없다”는 볼멘소리들이 이어졌다.
이와 함께 ‘경험자의 불합리’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사회 초년병이 대부분인 청년들은 당연히 경험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데 우리사회는 ‘유경력자’를 우대하기 때문에 기회를 얻기가 힘들고, 그것은 다시 경험 부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난다는 지적이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청년정담회에 참여한 청년들은 자신이 선택한 길을 묵묵히 가고 있었기에 필자는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 “나는 어떠한가”를 자문하게 됐다.
나를 포함해 ‘어른들은’ 모두 기성세대를 답답해했던 청년 시절을 거쳐 왔음에도 불구하고 기성세대가 된 이후에는 청년세대의 미숙함을 지적하곤 한다. 기성세대는 사전적으로 ‘현재 사회를 이끌어 가는 나이가 든 세대’를 말한다. 사전적 정의와 같이 ‘현재 사회를 이끌어가는’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기성세대가 먼저 변화하는 모습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미숙해 보이지만 청년세대의 새로운 도전에 박수를 보내고, 제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앞서 살고 있는 기성세대의 책무가 아닐까 한다. 청년세대, 기성세대 모두 같은 공간, 같은 시간을 살고 있고 있기에, ‘세대 간 경쟁’ 이라는 프레임에 갇히지 말고 모든 세대가 화합되도록 ‘세대 간 공감’이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필자 또한 ‘청년정담회’를 처음 기획한 입장에서 ‘세대 간 공감’이 실현되도록 2015년 한해 열심히 노력할 것을 다짐해본다.
공감합니다. 젊은이들과 대화의 기회를 자주 갖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