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 단체 졸속·일방 추진 이유 등 폐기 촉구
도내 축산인 “현명관 회장이 고향 더욱 힘들게”

한국 경마의 선진·국제화라는 미명아래 최근 한국마사회가 발표한 ‘경마혁신안’이 생산자 및 경마관계자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혀 몸살을 앓고 있다. 이들은 한국 경마의 혁신 이전에 마사회의 강도 높은 내부 혁신을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혁신안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서울마주협회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천병득)는 최근 성명을 통해 “전시행정으로 급조된 ‘경마혁신안’ 강행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경마혁신안을 재수립해 줄 것”을 마사회에 촉구했다.
이들은 “경마산업의 목적인 ‘마사진흥과 축산발전’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는 ‘경마혁신안’을 저지하기 위해 산지통합 경주를 거부한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일방통행식 전시행정으로 경마계의 진통을 야기한 마사회의 ‘경마혁신안’은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경마매출 하락에 따른 마사회의 내부 경영위기에 대응한 고육지책으로, 산지통합경주, 레이팅(능력지수제)제도입, 외산마 가격 상한선 상향(5만달라)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외산마 도입과 산지통합경주 시행은 단기적인 졸속 계획이 아닌 중장기적으로 심도 있는 검토가 선행돼야 하지만 경주마 수급을 담당하는 마주 및 국산마를 생산하는 축산농가와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면서 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마사회는 ‘경마혁신안’이 발표(15일)될 때까지 4개월 여동안 마주협회와 생산자협회와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마사회가 유관단체와 협의를 시작한 것은지난해 9월 24일 마사회 발표 이후부터다. 마사회는 이를 ‘협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비대위는 “올해 2월초에는 무조건 시행해야 하기 때문에 12월 안에 협의를 끝내야 한다”는 일방 통보였다는 주장하고 있다.
이에 마주협회와 생산자단체 등은 유관단체와의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수립된 혁신안에 대해 즉각 반대를 표명하고, 혁신안 폐기를 촉구하기에 이른다.
도내 경주마생산농가 관계자는 “혁신안 강행은 말 생산 축산농가의 도산뿐만 아니라 국적 있는 경마발전을 위협하고, 정부의 말 산업 육성법 목표에도 역행되기 때문에 즉각 중단돼야 한다”면서 “제주출신 현명관 장이 취임하면서 기대를 했는데, 지역의 지원은커녕 생산농가들의 피해만 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마계는 혁신안 이전에 경주마의 안전과 최소한의 복지가 우선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경마계 관계자는 “선진 경마구현을 위해서는 말과 사람이 죽어나가는 낡은 경주로의 개선과 포로수용소 수준의 마방 환경, 외산마에 대항할 수 있는 국산마 능력향상 등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일방적인 혁신안 시행은 마사회의 방만 경영과 급격한 매출감소를 타개하기 위한 졸속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마사회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심각한 방만 경영과 인사비리 문제 등을 지적받고, 중점관리대상으로 경고를 받았지만 미약한 경영개선으로 일관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한국경마 혁신이전에 마사회의 강도 높은 내부 혁신이 우선돼야 한다는 게 경마계의 일관된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