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기획전으로 처음…亞 각국 굿의 흔적 고스란히 담겨

제주출신이자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의 선구자로 불리는 고(故) 김수남(1949~2006)의 9주기 회고전이 마련됐다. 다음 달 13일부터 3월 27일까지 제주도립미술관(관장 김연숙)에서 열리는 ‘김수남 특별전-끝없는 기억’이 그것.
29일 제주도립미술관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 곳곳의 민속 문화를 담은 김수남의 작품세계를 살펴보는 자리로, 제주에서 ‘대규모’로 기획된 것은 처음이어서 눈길을 끈다.
1층 기획전시실에는 제주를 비롯한 우리나라 곳곳과 아시아 전역의 민속 문화를 담은 사진이, 2층 상설전시실에는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제주도의 풍속과 인물 등의 작품 등 모두 160여점이 출품됐다. 김수남의 친필 서명을 한 작품 50여점도 함께 내걸린다.

김수남은 20여년간 전국을 돌며 무당과 신앙인들의 모습을 카메라 앵글에 담았다. 1988년 아시아로 시선을 넓힌 김수남은 일본 오키나와를 비롯해 타이완,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을 다니며 ‘굿’의 흔적을 찾아 다녔다.
김연숙 관장은 “김수남은 현장에 가기 전부터 철저히 준비를 했고, 촬영지에서는 현지인의 삶속으로 깊이 들어가 생생한 사진을 담아냈다”며 “사라져가는 아시아의 문화를 담은 김수남의 작품은, 중요한 학술자료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 개막식은 13일 오후 3시다. 전시작품 해설은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에 들을 수 있다.
한편 1949년 제주에서 태어난 그는 연세대를 입학한 뒤 동아일보사에서 10년간 사진기자로 있었다. 이어 ‘수용포 수망굿’, ‘평안도 다리굿’등 다양한 책을 출간하고 사진집 ‘살아있는 신화 아시아’와 ‘한국의 무속’등 사진전을 열었다. 그 후 태국 치앙라이에서 소수민족인 ‘리수족’의 신년 행사를 취재하던 도중 뇌출혈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