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4·3희생자 재심사에 대해 언급한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제주4·3희생자 유족회(회장 정문현)는 26일 오후 원희룡 지사의 재심의 관련 발언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도청을 방문해 원 지사를 면담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면담에는 정문현 유족회장을 비롯해 전 유족회장들과 제주시와 서귀포시 지부장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23일 모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원 지사는 4·3희생자 재심사에 대해 이야기했다.

원 지사는 이날 ‘재심사’라는 단어를 쓰지는 않았지만 “헌법재판소 기준에서도 4·3희생자에 들어갈 수 없는 일부 사람들의 위패가 봉안돼 있는 게 아니냐하는 문제가 꾸준히 있다”며 “올해 4월3일 추념일이 오기 전에 이 부분을 정리해서 대통령께서 오실 수 있도록 논란을 빨리 종식시켜야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4·3희생자 재심사 수용 가능성과 맥락을 같이 하면서 유족회가 진의 여부를 확인하기에 이른 것이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면담 이후 정문현 회장은 도청 기자실을 찾아 “원희룡 지사가 사과의 뜻을 내비쳤다”며 “원 지사는 대통령을 올해 4·3추념일에 모시기 위해 의욕이 앞서다 보니 관행적으로 말이 나왔다는 예의의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어 “원 지사에게 대통령이 오시는 것과 재심의와 연관시키기 말아달라고 당부했다”며 이에 대해 “앞으로 재심의 관련 언급은 다시는 안하기로 다짐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승범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