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의 창업 열기가 이어지면서 업종별로 쏠림 현상도 뚜렷해 과당경쟁으로 인한 창업과 폐업의 악순환 고리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중소기업청과 한국은행 제주본부(본부장 정상돈)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에서 새로 만들어진 법인은 1240개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한 해 신설법인 수가 1000개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으로, 전년보다 무려 38.5%(345개)나 늘었다.
지난해 도내 신설법인을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이 22.3%(276개)로 가장 많았다. 신설법인 5곳 중 1곳은 건설업체인 셈이다.
이어 농림어업 15.3%(190개), 도·소매업 12.6%(156개), 부동산 및 임대업 10.6%(132개), 제조업 8.0%(99개), 음식·숙박업 7.6%(94개) 등의 순이다. 통신업 및 금융·보험업, 오락·문화·기타서비스업 등 기타는 18.6%(274개)를 차지했다.
건설업과 농림어업, 도·소매업 등 ‘빅3’가 전체 신설법인의 절반을 넘어 창업시장을 주도한 셈이다.
이렇게 특정 업종을 중심으로 창업이 상대적으로 집중되면서 한정된 시장을 놓고 과당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 전개돼 ‘창업→폐업→재창업’의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대규모 외국자본 투자와 관광개발, 전입인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및 임대업이 전년에 비해 무려 91.3%나 늘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또 농림어업(79.2%), 음식·숙박업(54.1%), 건설업(51.6%), 도·소매업(50%) 등도 전년보다 늘어 전체 증가흐름에 가세했다. 반면 제조업은 유일하게 전년보다 16.8% 줄었다.
도내 신설법인은 2007년 383개에서 2008년 388개, 2009년 449개 등으로 비교적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했다.
이후 2010년 547개를 시작으로 증가세에 탄력이 붙어 2011년 723개, 2012년 86개, 2013년 895개, 작년 1240개 등으로 가파르게 늘고 있다.
작년 2월 사상 처음으로 한 달 신설법인수가 100개를 넘어 104개를 기록한 후 7월에는 무려 132개에 달하면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98년 1월 이후 최고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창업열기가 신설법인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지역경제 활력 회복 차원에서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전제, “그러나 무분별한 창업이 과당경쟁으로 연결돼 폐업과 창업이 반복되는 악순환 구조가 역으로 지역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예비창업자들의 신중한 업종 선택과 함께 창업 지원 유관기관들의 다양한 정보 제공 등이 중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