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이 나눔에 갑질 않는 따뜻한 노동정책
키움이 나눔에 갑질 않는 따뜻한 노동정책
  • 강순희
  • 승인 2015.0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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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0년 노동에 많은 변화
임금 오르고 노조활동도 법적 보장
그러나 삶 척박해지고 갈등 여전

노동정책 서민?노동자에 중점 둬야
물질적 성과보다 삶의 질 제고
사회적통합으로 국격 뒷받침

어김없이 새해가 시작됐다. 2015년 을미년 올해는 푸른 꿈과 포근함을 상징하는 청양(靑羊)의 해라고 한다. 그에 걸맞게 새해에는 우리 이웃 모두가 바라는 꿈이 이루어지고 기쁨은 곱하고 슬픔은 나눌 수 있는 따뜻한 한 해가 됐으면 한다.

땅과 바다와 하늘에서 가슴 철렁하는 사고소식, 어린 학생과 군인, 서민들의 어이없는 희생, 연이어 터지는 끔찍한 살인소식, 사회지도층의 추잡하고 뻔뻔스런 성추행 행태 등이 반복되지 않기를 기원한다. 대기업과 협력업체 관계에서 시작됐던 ‘갑질’ 논란이 서민들의 관계로까지 내려온 우울한 현실, 연말정산 파동에서 나타나고 있는 소득계층 간 어긋난 이해관계와 미묘한 갈등도 슬기롭게 해결되기를 기대하여 본다.

어느 시인이 얘기하듯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비록 이 해가 끝날 무렵이면 늘 그렇듯 헛된 희망이었다는 것을 확인함으로 그칠 수도 있겠지만 시작부터 절망하고 ‘주눅’들 필요는 없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올해는 일하는 사람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비록 난망일 듯하지만. 산업화가 본격화된 지난 40여년 간 우리 노동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임금도 많이 올랐고 노조활동도 법적인 틀에 의하여 보장되게 됐다. 여러 유형의 근로복지도 마련됐다. 무엇보다도 경제성장에 의하여 삶의 수준이 많이 나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일하는 사람들의 삶은 오히려 더 척박해지는 듯하며 이를 둘러싼 갈등도 여전하다.

일자리의 위기는 구조화되고 있다. 경제가 어려울 때는 물론이고 회복세를 보이는 경우에도 일자리는 늘지 않고 있다. 경제가 1% 성장하면 일자리는 8만∼9만 명 늘어나던 것이 최근에는 3만∼4만명 증가에 그치고 있다.

공식실업자 94만명의 세 배를 넘는 300여만명의 ‘사실상의 실업자’의 규모도 문제이다. 더욱이 문제인 것은 이러한 일자리의 위기가 취약계층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의 일자리의 감소가 영세자영업자, 청년, 여성, 임시·일용직 등 취업 애로층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사회의 희망이어야 할 청년층의 일자리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일반 실업률의 3배 가까운 청년층 실업률은 물론이고 ‘교육이나 직업 훈련을 받지도 일을 하지도 않는 청년 니트족(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無業者))도 163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10인 미만 중소기업과 내수산업 부문의 고용감소도 크다. 더구나 이들은 사회안전망으로부터도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미래 성장 동력의 손괴, 빈곤과 소득불평등의 확대, 양극화 심화 등의 사회적 문제로 누적되고 사회 갈등의 진원으로 연결될 수 있다. 노사갈등은 만성화돼 있다. 최근 들어 법 제도적 틀이 정비되면서 어느 정도 갈등관리가 이루어지고, 노동쟁의가 크게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도 갈등 요소는 곳곳에 잠복하여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체감 노사관계는 여전히 불안정하다.

올해는 노동정책이 어려운 서민과 노동자를 챙기는데 더 중심을 두길 바란다.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경제사회의 지속적 발전을 꾀하여 온전히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그간 물질적 성과에 연연해 온 것만큼이나 이제는 국민의 다수인 서민의 삶을 끌어올려야 할 것이다.

국격이나 국력은 국민 모두의 행복한 삶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사회적인 통합이 뒷받침될 때 제대로 갖추어진다.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 기업이 투자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은 좋다. 그러나 그것이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거나 일하는 사람의 희생만을 전제로 하는 또 다른 ‘갑질’이 돼서는 아니 된다.

키움과 나눔이 함께 가는 따뜻한 시장경제가 지속가능한 경제체제일 것이다. 키움이 나눔에 더 이상 갑질하지 않는 한 해, 올해는 이러한 따뜻한 노동정책, 서민정책이 펼쳐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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