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협상, 양보와 신뢰로 풀어 나가길
추경 협상, 양보와 신뢰로 풀어 나가길
  • 제주매일
  • 승인 201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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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자치도와 도의회가 추경(追更)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그러나 의회가 삭감한 예산안에 대한 항목 지정을 놓고 서로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향후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는 전언이다.

 양측의 입장 차는 아직 평행선이다. 협상 테이블에 앉은 신임 김용구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의회가 삭감했던 예산 중 되살릴 예산 항목을 지정해주면 곧바로 추경 예산안을 편성해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에 좌남수 도의회 예결위원장은 “예산 편성은 집행부 권한”이라며 “추경 예산안 편성 역시 집행부가 알아서 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비록 탐색전으로 끝나긴 했지만 김용구 실장이 새로운 파트너인데다 도의회 또한 안팎의 거센 비판을 받아온 터라 협상 전망은 밝은 편이다. 그동안 집행부와 의회간의 갈등은 상대에 대한 불신(不信)과 양보 없는 ‘힘겨루기’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따라서 추경 협상은 상호 양보와 신뢰가 우선되어야 한다.

 현재 추경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은 아마도 도의회가 증액한 395억원일 것이다. 예산 편성권이 집행부에 있다지만 당사자로선 ‘고양이 목에 방울 걸기’다. 그래서 필요한 게 도의회의 과감한 결단이다. 이번 ‘싸움’은 먼저 양보하는 측이 승자(勝者)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도의회에 모든 걸 내려 놓으라고 주문하는 이유다.

 집행부 역시 너무 명분(名分)에만 매달려선 안 된다. 대화와 타협은 무시하고 자기 주장만이 옳다고 여기는 것은 ‘독선(獨善)’에 다름 아니다. 그런 점에서 도가 의회에 요청한 ‘재의 요구’는 어느 정도 명분을 거둔 만큼 거둬들이는 슬기가 필요하다.

 담뱃값 인상에다 연말정산과 어린이집 안전 문제 등으로 백성들은 그 어느 때보다 우울한 겨울을 나고 있다. 양보와 신뢰로 추경 협상이 풀리길 바라는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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