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읽고 쓰고 늘 바쁜 스마트폰
글 보는 게으름 원인
그래서 찾는 곳 ‘역시’ 도서관
제주도서관 인구대비 전국 1위
사서 등 일손 절대적 부족
새로운 패러다임?시도 있어야
따로 똑같이 보고 있는 작은 기기 스마트폰이다. 파피루스와 양피가죽, 이후 종이가 하던 일 말고도 읽고 쓰고 그림 그리고 촬영하고……. 참으로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종이도서가 담당했던 확장된 사고를 위한 학문적 소양까지 모두 해놓아라 하기는 너무도 간편한 쓰임새, 스마트폰은 늘 바쁘다.
어딘가에 있는 종료 버튼을 더듬어 누르고 며칠 동안 필자의 스마트폰은 휴식을 취했다. 글을 보는 게으름이 이 때문은 아닐까 생각했었다. 지난해 읽었던 책도 함께 뒤적이며 정리한다. 빌려온 도서에 도서관 소인이 찍혀있다. 새롭게 변하는 스마트한 시대의 책은 도서관은 어떤 의미를 가져야하는지, 이런저런 생각으로 한해를 시작한다.
역사드라마에 나오는 왕의 서재를 부러워하는 이들은 이제 없어 보인다. 내용이 길다싶으면 읽지도 않을 독자들에게 짧고 명료한 글과 깔끔한 그림들은 매혹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지적 탐구의 열의는 그것에 반하여 곤두박질치는 느낌이 든다. 관심을 채우기 위한 흐드러진 정보는 개인의 판단력을 더욱 흐리게 한다. 외롭고 팍팍한 현실만을 목격된다.
정보의 몸통은 여전히 사슬에 묶인 책처럼 그들만의 정보인 듯하다. 지식과 부를 독점하고 있었던 그들만의 세상에서 시민에게 도서관을 개방한지 160년이 되었다지만 그 도서관의 역사를 잊고 산다. 인터넷상에 우수한 정보 그것을 취한다는 것은 땅에 떨어진 막대사탕을 줍는 것처럼 허접한 생각이 들어 찾게 되는 곳, 역시 도서관이었다. 스마트한 편리성에 늘 노출되어있는 유혹은 거세다.
예전 새마을문고와 새마을금고가 마을마다 있었던 시대가 있었다. 의자와 책상만 가져다 놓고 책장은 자물쇠로 잠가버렸던 어린 시절 마을 안 새마을문고는 아직 기억 속에 먼지를 뒤덮고도 가지런하다.
새마을문고, 그 후 80년대까지 오랜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1990년 도서관의 입관료는 폐지된다. 시민 누구나 이용하는 공공의 장소 도서관으로 정착한지 이제 25년이 되었다. 세계의 어느 도서관의 자료도 다운받아 볼 수 있는 시대가 왔다며 격양된 목소리로 강의하던 교수의 말을 듣던 일도 꽤 되었다.
이러한 사실 보다 개인이 혼자서 도저히 얻을 수 없는 창조적인 지식, 그 회합의 장소가 바로 도서관이라는 사실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누구든 드나들 수 있는 최고의 장소는 도서관이기 때문이다. 개별적인 소통 뿐 만 아니라 책을 중심으로 만날 수 있는 곳 도서관은 살아있다.
제주도의 공공도서관은 21개, 인구대비 숫자로 이 나라 안에서는 제주를 자랑할 만하다. 도서관이 지역의 자치척도를 말해주는 지표가 된다고 하니 말이다. 이런 견해로 보면 제주지역의 자치는 대단한 것이어야 한다.
하지만 자치는 멀다. 제주의 도서관의 숫자는 인구대비 전국 1위지만 공공도서관 인력은 다른 지역에 비해 형편없는 상태다. 세계도서관연맹이 제시한 기준 ‘사서 1명당 시민 2500명’에 반해 제주 공공도서관의 사서는 1명당 도민 1만4000명을 넘는 정도니 현실은 깜깜하다. 일손은 늘 부족하다. 이런 현실에서 도서관을 활성화하자 의견을 낸다는 것이 뭘 모르는 한심한 시민이 되는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은 무겁다.
도서관은 스마트시대에도 커다란 심장을 벌떡이며 우리와 함께 살아있다. 도서관에 책이 없어도 굴러간다고 생각, 도서관에서 책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위정자들이 있는 한 도서관은 사실 쉽게 변하지는 않는다.
이런 열악한 상황이지만, 성과위주의 프로그램에서 벗어나서 도서관 프로그램 중 토론을 위한 프로그램의 시도를 바란다. 다양한 관점을 이야기하는 곳, 수준 높은 시민들을 이곳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시민 자원봉사자들을 적극 활용하면 좋을 듯하다. 스스로 도서관 활동을 창조적으로 기록하도록 돕는 일이 우선이다. 신경이 가는 일 업무는 더욱 버거워질 수 있다. 어려운 것이기에 그래서 해냈을 때 훌륭한 것이다.